경찰이 강남 일대 부동산 불법전매(입주 전 아파트 분양권 매매)와 관련해 수사를 벌이는 등 부동산 관련 불법 행위에 고삐를 죄고 나섰다. 강남 일대 아파트를 표적으로 규제를 강화하는 등 새 정부의 집값 잡기 대책에 수사당국도 보조를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훈 서울경찰청장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입주 전 아파트 분양권을 매매하는 불법전매 등 부동산 투기거래 대상자 2700여명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지난해 말부터 지능범죄수사대에서 수사해 200여명은 수사가 종결됐고, 2500여명에 대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수사 대상자 가운데 2명은 불법전매 알선 등 주택법 위반 혐의로 구속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구속된 피의자들은 문서 위조 등 불법 전매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강남과 위례 등 서울과 수도권 투기 집중지역 대상으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피의자들은 위장 결혼으로 아파트 분양지역에 전입하거나 청약통장을 매매하는 수법 등으로 높은 프리미엄이 예상되는 아파트 분양권을 확보하고, 이를 불법으로 매매해 이득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청장은 "강남과 광교 등 투기지역 프리미엄이 1억원에 달하는 등 경제 질서를 문란하게 만드는 행위에 대한 수사"라며 "수사 대상자가 많지만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불법 사실이 확인되면 해당 구청에 통보해 피의자에 대한 과태료 부과나 당첨 취소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경찰이 부동산 불법전매에 대해 단속에 고삐를 죄는 것은 새 정부의 '6·19 부동산 대책'에 연장선 위에 있다는 평가다. 정부는 지난 부동산 대책에서 서울 전 지역은 입주 시까지 전매를 금지하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부동산 투기성 거래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 방침을 천명했다
지난달 13일부터는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대표적 부동산 투기 과열 지구인 서울과 부산, 세종시를 대상으로 단속을 실시하고 있고, 검찰 역시 이달 중순 금호건설과 포스코건설 등 대형 건설사 사무실에 대한 전격 압수수
부동산 불법전매에 대한 경찰 수사 대상만 수천여명에 달해 사상 최대 규모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향후 새 정부 출범이후 부동산 시장에 대한 사정당국의 수사 전선이 더욱 넓어질지 주목된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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