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SK하이닉스 청주공장의 신축 건물 공사현장에서 근로자들 점심을 준비하던 간이식당 조리원 13명이 무더기로 병원 신세를 졌습니다.
이들은 어지럼증을 호소했는데, 경찰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지만 당장은 일산화탄소 중독 가능성에 무게가 실립니다.
SK하이닉스가 청주에 짓고 있는 이 공장의 건립비는 무려 1조2천억원에 달합니다. 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대규모 공사인데, 현장 근로자가 무려 700명입니다.
이날은 '염소 뿔도 녹는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장마 끝에 가장 무더운 시기를 뜻하는 대서(大暑)를 하루 앞둔 중복(中伏)입니다.
시공사와 계약해 운영되는 이 식당의 이날 점심 메뉴는 복달임 음식인 삼계탕이었습니다. 무더위 속에 고생하는 근로자들을 위해 준비한 일종의 특식인 셈입니다.
평상시 끓이는 찌개와 달리 700인분의 삼계탕 준비는 상상외로 고된 일이었습니다.
이 식당의 조리원 17명은 아침부터 조리실에 솥을 여러 개 걸어 놓고 삼계탕을 끊이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은 오전 9시 54분께 조리원들이 어지럼증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한 두 명이 아니라 6명이 거의 동시에 같은 증상을 호소했고, 이 중 2명은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습니다.
응급 상황이라고 판단한 이 식당업체 관리팀장은 즉시 119로 신고했습니다.
119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해 이들을 인근 병원으로 옮겼고, 추가로 어지럼증을 호소한 7명도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고 당시 식당에서 연료로 쓰는 LP가스 유출이 의심됐습니다.
그러나 SK하이닉스와 소방당국이 각각 가스 탐지기로 확인한 결과 LP가스는 누출되지 않았습니다. 현장에 설치된 가스 감지기도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소방당국의 한 관계자는 "LP가스가 누출되지는 않았지만, 식당 내부의 일산화탄소 농도가 꽤 높았다"고 말했습니다.
조리원들이 700인분의 삼계탕을 조리하느라 평상시보다 많은 LP가스를 쓰면서 일산화탄소
한 경찰관은 "밀폐된 공간에서 LP가스로 조리할 때 가스가 불완전 연소하면 일산화탄소가 발생한다"며 "조리를 할 때는 무덥더라도 창문을 활짝 열고 환기를 해야 이런 위험성이 줄어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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