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회장 김현)가 차기 대법원장 후보로 박시환·전수안·이인복·박병대 전 대법관과 김용덕 대법관 등 5명을 추천한다고 21일 밝혔다. 양승태 대법원장(69·사법연수원 2기)의 임기는 9월 24일까지이며 퇴임식은 22일께 열릴 예정이다.
변협은 국내 변호사 2만3000여 명이 가입한 단체로, 대법원장·대법관 교체 시기마다 후보자를 공개 추천해왔다. 대통령이 변협의 추천에 꼭 따를 의무는 없지만 1999년 이후 최종영(78·고등고시 13회)·이용훈(75·고등고시 15회) 전 대법원장과 양 대법원장 모두 변협의 추천 명단에 포함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변협 등 각계 의견을 수렴해 8월 중 후보자를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
변협은 먼저 박시환 전 대법관(64·12기)을 추천하며 “사법부에 대한 강한 개혁 의지를 갖춘 인물"이라고 평했다. 박 전 대법관은 1988년 법원 내 진보 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초대 회장을 지냈다. 1993년에는 법관인사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대법원장에게 제출했고, 2003년에는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를 주장하며 사직서를 냈다. 이후 변호사로 개업했다가 2005~2011년 대법관으로 재직했고, 현재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서 강의하고 있다.
전수안 전 대법관(65·11기)에 대해서는 "판결을 내릴 때 엄정한 법 잣대를 적용해 어느 한쪽의 치우침 없이 공정한 선고를 내렸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전 전 대법관은 2006년 우리나라 두 번째 여성 대법관으로 임명됐다. 2012년 임기를 마친 뒤에는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이사장 등으로 공익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박시환·전수안 전 대법관은 노무현정부 때 이른바 '독수리 5형제'로 불린 진보 성향 대법관 5명 중 2명이기도 하다.
이인복 전 대법관(61·11기)에 대해서는 "2009년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해달라는 환자의 요구를 받아들인 존엄사 판결 등에서 소신 있는 소수의견을 개진했고 평소 사회적 약자 권리 구제를 위해 노력했다"고
변협은 박병대 전 대법관(60·12기)과 김용덕 대법관(60·12기)에 대해서도 "법원의 수장으로서 풍부한 법률지식과 뛰어난 행정능력을 갖춘 청렴·결백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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