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유례없는 물폭탄으로 수해를 본 청주 지역 이재민들이 폭염 속에 또다른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물난리에 집이 잠기고 가재도구까지 쓸려나가는 바람에 모든 것을 잃다시피 한 상황에서 제때 처리되지 않은 폐기물이 썩고 가축이 부패하면서 지독한 악취가 나고 파리, 모기가 들끓기 시작했습니다.
전염병이 번질 수 있고 식중독도 걱정되지만, 인력이 부족해 마을마다 쌓인 폐기물의 처리는 기약도 없습니다.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방역 당국은 수해 마을에 대한 방역을 강화했습니다.
지난 20일 오후 2시께 청주시 상당구 월오동 수해 마을을 찾은 보건소 직원이 연신 소독약을 뿌려댔습니다.
3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지난 16일 이 마을은 1층짜리 주택 지붕까지 물이 차올랐습니다.
마을 곳곳에는 물에 잠겼던 식탁, 옷가지, 장롱, 음식물들이 산더미처럼 쌓였습니다.
경로당 앞 마을 정자에는 침수로 쓸모 없게 된 폐기물이 잔뜩 쌓여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습니다.
습기를 잔뜩 머금은 폐기물 주위에는 파리 등 날벌레가 쉴 새 없이 날아다녔습니다.
이날 청주의 낮 최고기온은 34.3도를 기록했습니다. 충북에는 전날부터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입니다.
침수된 물품은 대부분 음식물이나, 나무, 섬유질로 돼 있어 덥고 습한 날씨에 부패하기 쉬운 것들입니다.
마을 주민 홍모(65·여)씨는 "쓰레기 더미가 썩어 악취가 올라오기 시작했다"면서 "파리, 모기가 들끓어 야외에서 밥을 먹기가 어려울 지경"이라고 전했습니다.
상당구 미원면 운암리 마을 곳곳에도 펄과 진흙으로 뒤범벅이 된 폐기물이 썩기 시작했습니다.
수재민 안모(83)씨는 "날이 더워서 물기가 있는 쓰레기가 다 썩어 비린내가 진동한다"면서 "전염병이나 식중독에 걸릴까 봐 겁이 난다"고 말했습니다.
폭우로 침수된 농경지에서는 농작물과 죽은 가축이 부패했습니다.
방역 당국은 수해 지역에서 수인성 전염병의 발병이 우려됨에 따라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충북도는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청주·증평·진천·괴산 지역에 공무원 256명, 방역업체 직원 49명, 자율방역단 570명을 동원해 수해 지역 방역을 하고 있습니다.
폭염이 시작한 지난 19일부터는 방역 장비 투입을 대폭 늘려 하루 62∼72대의 방역 차량을 운영 중입니다.
민·관·군이 합동으로 방역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마을마다 산더미처럼 쌓인 폐기물을 모두 제거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강희택 충북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수해 지역에서는 습도가 높아 미
강 교수는 "전염병을 예방하려면 면역력을 잘 유지해야 하는데, 기력이 약한 노인의 질병 예방을 위해 영양 섭취를 충분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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