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임우재 이혼소송, 이부진 사실상 승소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47)이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49)을 상대로 낸 이혼 청구 소송에서 사실상 승소했다.
20일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부장판사 권양희)는 이 사장과 임 전 고문의 이혼 및 친권자지정 소송에서 "두 사람은 이혼하고, 자녀의 친권자 및 양육자로 이 사장을 지정한다"고 선고했다. 형이 확정되면 임 전 고문은 초등학생인 아들을 매월 1회 정해진 시간에만 볼 수 있다.
재판부는 또 이 사장이 임 전 고문에게 재산분할로 86억10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재판부가 이 사장 측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임 전 고문 측은 이 사장이 2조4000억원대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고 그 절반인 1조2000억원대 재산분할을 청구했지만 고작 0.7% 정도만 받아들여진 셈이기 때문이다. 이날 재판부는 판결 이유 등은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
선고 직후 이 사장 측 윤재윤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64·사법연수원 11기)는 취재진에게 "신중하고 합리적인 판결을 해주신 재판부께 감사드린다"면서도 "재산분할 문제는 판결문을 받아 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반면 임 전 고문 측 김종식 변호사(44·37기)는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임 전 고문은 이혼에 동의하지 않아 앞서 여러 차례 열린 조정기일에서도 조정이 성사되지 않았다. 김 변호사는 취재진에게 "아버지로서 공동 친권 행사와 월 2회 면접교섭을 희망한 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항소심에서 다툴 예정"이라고 말했다.
재산분할 금액에 대해서도 "이 사장이 가진 삼성SDS와 삼성물산 등 주식이 1조9000억원 정도인 것으로 아는데, 이 부분은 재산분할 대상에서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선고에는 이 사장과 임 전 고문 모두 출석하지 않았다. 이들은 1999년 결혼했지만 지난 2014년 10월 이 사장의 청구로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이혼소송이 시작됐다. 당시 1심도 이 사장의 이혼 청구를 인용했지만 임 전 고문이 '재판 관할권 위반'을 주장하면서 2심에서 판결이 파기됐다. 이에 지난해 말부터 서울가정법원이 다시 사건을 심리해왔다.
[정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