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업체 울리는 알뜰폰 반값 요금 경쟁…'제 살 깎아먹기'
알뜰폰 업계가 반값 요금제를 앞세워 고객 유치전에 나섰지만 다수 영세업체를 죽이는 일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헬로비전의 알뜰폰 브랜드 헬로모바일은 지난 17일부터 이달 31일까지 10GB 데이터를 기본 제공하는 유심(USIM) 요금제 '더 착한 데이터 유심 10GB'를 기존보다 1만6천원가량 할인된 가격에 판매합니다.
유심 요금제는 별도로 사거나 갖고 있던 단말기에 유심을 꽂아 사용하는 상품을 말합니다.
KT엠모바일도 전날부터 500명 한정으로 데이터 10GB를 제공하는 월 4만9천280원의 유심 요금제를 3만2천900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제휴카드로 가입하면 최대 1만원 추가 할인이 가능합니다.
앞서 지난 7일 LG유플러스 계열의 유플러스알뜰모바일은 편의점 GS25와 손잡고 기존의 절반 가격에 월 데이터 15GB를 제공하는 유심 요금제를 선보였습니다.
원래 가격 4만7천300원의 절반 수준인 2만7천500원에 판매하며, 제휴카드 할인을 더하면 월 1만500원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알뜰폰 업계의 프로모션 바람은 한동안 위축됐다가 이달 들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저가폰이 줄줄이 출시되면서 할인 경쟁이 다시 불붙었습니다.
정부 지원 대책에 대한 기대감도 시장의 분위기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하지만 이 같은 프로모션은 효과가 단기적인 데다 대기업 계열 업체가 주도하면서 대다수 영세업체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게다가 무제한 요금제는 수익 구조상 중소업체가 할인을 적용하기 힘든 상품입니다.
중소업체들은 대부분 데이터 제공량이 제한된 일반 요금제에 할인을 적용합니다.
고객이 추가로 사용하는 데이터에서 할인에 따른 매출 감소분을 메우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무제한 요금제의 경우 일반 요금제와 달리 반값 할인을 하더라도 추가 데이터 사용에
한 중소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반값 할인은 고객을 유입하는 효과가 있지만, 무제한 요금제는 사실상 원가 대비 '마이너스'가 나는 구조"라며 "중소업체로서는 엄두조차 내기 힘들어 고객 유치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씁쓸해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