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만 주면 경력증명서를 조작해 아무나 큰 배의 선장으로 취업시켜준 해양 공무원 출신 브로커가 붙잡혔습니다.
업계에선 이른바 큰손으로 통했는데, 무려 150여 명에게 대가로 1인당 많게는 4백만원을 받아 챙겼습니다.
이러니 배가 사고가 안 날리 없겠죠?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구직자로 위장한 경찰관이 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업주가 다짜고짜 배를 탈 거냐고 묻습니다.
▶ 현장음 : 다방 업주
- "배 소개하시는 분 전문적으로 한 분 계셔. 3시 되면 퇴근하시거든…."
선원들 사이에서 일명 '큰손'으로 불리는 취업 브로커를 연결해준 겁니다.
다방 입구에서 브로커를 기다리던 경찰은 서류 봉투를 들고 들락날락 거리는 남성을 발견합니다.
며칠 뒤 압수수색 영장을 들고 다시 현장을 급습한 경찰,
당황한 브로커가 거세게 저항하고, 경찰관이 보는 앞에서 가짜 이력서를 찢어버립니다.
▶ 현장음 : 취업 브로커
- "본인들이 (이력서를) 주고 갔다니까요. 회사에 전해주라고요."
- "왜 전해주는데요?"
브로커 69살 박 모 씨는 다름 아닌 지방해양수산청 공무원 출신.
자격이 안 되는 선원들의 경력증명서를 조작해 선장과 기관장으로 취업시켜줬습니다.
1인당 적게는 50만 원에서 많게는 4백만 원까지 무려 151명에게 3억 7천만 원의 소개비를 받아 챙겼는데, 이렇게 취업한 한 선장은 1,600톤급 유조선을 몰다 사고를 내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이현철 / 울산해경 해상수사정보과장
- "(해운선사에서) 그냥 단순하게 구직자가 넣는 승무 경력 사본만 보고 경력만 되면 채용을 하는 그런 식이었습니다."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해경은 브로커 박 씨 등 5명을 공문서변조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해운선사 채용 담당직원들과의 공모 여부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 hachi@mbn.co.kr ]"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