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 200여개 4년제 대학의 대입 전형료가 수시모집부터 일제히 인하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교육부에 사실상 업무지시를 내린 이후 17일 국공립대가 인하키로 공식 발표했고 사립대도 이번 주중에 전형료 인하안을 최종 결정해 발표하기로 했다.
17일 교육부와 전국 국공립대총장협의회는 대입 전형료 인하에 적극 동참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사립대학 총장들의 협의회인 한국 사립대학총장협의회도 오는 21일 임원단 회의를 통해 전형료 인하를 주내용으로 하는 대입 전형료 개선안을 논의키로 했다. 사실상 전국 203개 4년제 대학들이 일제히 인하에 동참하기로 한 셈이다.
사립대학총장협의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지시 이후 전형료 인하 내용이 회의 안건으로 포함돼 논의될 예정”이라며 “대학마다 천차만별이고 때로는 너무 비싸다는 문제의식에 공감하며 사립대학도 올해 수시부터 전형료를 인하키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 부처내에서 대입 전형료에 대해 처음으로 문제의식을 갖고 전면 실태조사를 벌인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달말에 교육부에 개선안을 권고키로 했다. 개선안에는 전형료 원가 계산을 통해 표준 입학 전형료를 정하고 전형료 지출항목을 구체화해 과도한 인상을 규제하는 내용이 주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권익위 관계자는 "이달말에 전원 위원회에 상정후 통과되는데로 교육부에 개선안을 권고키로 했다”며 “대통령의 지시이후 일정을 최대한 앞당겨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부터 진행된 국민권익위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대학 중 전형료 원가계산을 제대로 한 대학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당과 회의비 등 주요 비용이 국가시험 수당지급 기준보다 과하게 지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권익위 관계자는 “국가공무원시험 중 면접 등으로 가장 많은 비용이 드는 5급 시험의 응시료가 1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현재의 대입 전형료는 분명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전형료 지출 항목 중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홍보비도 입시 안내보다 학교 이미지 광고를 중심으로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각 대학들이 전형기간 중 전기료 수도료 통신료 난방비 등 공공요금으로 지출하는 비용도 2000만~3000만원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시민단체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관계자는 “수험생의 학교 방문일이 대개 1~2일인데 이를 감안하면 엄청난 금액”이라며 “대다수 대학들이 공공요금 15% 이내 지출 허용이라는 가이드라인을 적용하여 기본 경비까지 (전형료에) 부담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대통령의 대입 전형료 인하 발언이 교육부 인적청산과 관련돼 있다는 지적이 있어 눈길을 끈다. 여권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교육부 장관을 통한 지시가 아닌 직접 발언한 배경에는 그동안 국정 역사교과서 추진 등 국민의 뜻을 대변하지 못한 교육부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인식이 깔려있다”며 “지난달말 국민권익위가 교육부 시민단체 대학관계자 등과 대입 전형료와 관련한 회의를 할때도 교육부는 학생과 학부모가 아닌 대학의 입장을 대변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이 교육부에게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에 이어 두번째 업무지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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