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충청지역 비 피해 속출, 월요일부턴 전국 폭염

지난주말 전국에 쏟아진 폭우로 중부 지역, 특히 충청도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월요일인 17일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전국적으로 비는 그치겠으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충북 청주는 지난 16일 오전 시간당 최고 90㎜를 비롯해 290㎜에 달하는 물폭탄에 지역 곳곳이 침수되고 단수·정전피해에 몸살을 앓았다. 이날 강수량은 293㎜의 강우량을 기록한 1995년 8월 이후 22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청주는 폭우로 이날 오전 무심천 물이 급속히 불어나 범람하면서 하류 일부 지역이 침수됐다. 청주시 흥덕구 문암동의 저지대 주민 6명이 119구조대에 긴급 구조되기도 했다. 청주 도심 곳곳 도로에서는 차량 통제가 이어졌다. 정전·단수 피해도 적지 않았다. 지난 16일 오전 9시 30분께 청주 흥덕구 복대동·오송읍·옥산면 일대와 서원구 사직동 등에 정전이 발생했다. 한국전력은 긴급복구반을 투입해 조치에 나섰다. 폭우에 따른 상수도관 파손 등의 여파로 청주시 가경·복대동 일대는 단수됐다. 일부 학교 교실과 급식소 침수로 충북도교육청은 학생들에게 외출 자제를 요청했다.
이날 충북 괴산군 청천면 등 계곡 주변 일부 마을들은 고립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청천계곡 인근 청천면 귀만리로 통하는 도로가 침수돼 펜션 등에 머문 나들이객 100여명의 발이 묶이기도 했다.
철로도 폭우 피해를 피하지 못했다. 16일 오전 선로가 빗물에 잠기면서 충북선 열차 상하행선 운행도 전면 중지됐다.
충북과 함께 충남 북부 지역도 폭우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16일 낮 12시께 충남 천안시 성환천이 역류해 장천교 인근 성환읍 성환8리 마을이 침수됐다. 성환읍 한솔아파트 지하주차장과 입장면 유리, 신두리 주택 2채에 물이 들어찼다. 천안시 서북구 쌍용동 굴다리 사거리와 아산시 둔포면 주택도 물에 잠겼다. 세종시에도 이날 오전 침수 피해 신고가 200여 건 접수됐다. 세종시 조치원읍, 전동면, 전의면, 연서면 지역 도로가 이날 한때 물에 잠겨 차량 통행이 어렵기도 했다.
이날 경기도에서는 안산, 군포, 용인 지역 30여곳 도로와 농경지, 주택이 물에 잠겼고 안산 본오동에서는 낙뢰로 200가구가 정전되기도 했다.
한편 월요일인 17일은 비는 그치겠으나 서울이 30도를 넘어서는 등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기상청은 "17일은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면서 장마전선의 영향에서 잠시 벗어나겠다"라고 예보했다. 아침 최저기온은 22∼28도, 낮 최고 기온은 29∼34도로 평년보다 더울 전망이다. 서울은 한낮 기온이 31도, 춘천·광주·제주 등은 32도, 창원 33도, 강릉과 울산, 대구는 34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또 "대기 불안정으로 경기동부와 강원영서, 경북내륙은 오후에 소나기가 오는 곳이 있겠다"며 "이 지역엔 5∼40㎜의 강수량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충청 = 홍종성 기자 / 박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