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결핵' 병원 "소송하려면 해라"…모네 영아 부모들 '분통'
신생아실 간호사가 결핵 확진을 받은 서울 노원구 모네여성병원에서 아기를 낳은 가족들이 병원과 보건당국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습니다.
'모네여성병원결핵피해자모임'은 11일 오전 이 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해자인 병원 측은 보건당국에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피해자 가족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부터 해야 한다"며 "당장 부모들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병원 측이 '결핵은 지하철에서도 전염되는 질병이다' '국가도 관리 못 하는데 우리가 어떻게 관리하는가' '소송하려면 하라'고 말한 것에 실소가 난다"며 "문자메시지 등의 형식적 사과는 필요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아기들은 받지 않아도 될 결핵 검사와 약물치료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며 "이번 결핵 사태는 출산과 육아로 행복해야 할 부모들의 일상을 송두리째 빼앗아갔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아울러 "결핵이 국가관리 질병임에도 정부기관이 컨트롤 타워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며 "부모들이 안심할 수 있는 대책을 보건당국과 병원이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지난 3월 이 병원에서 아들을 출산한 김혜경씨는 "지난달 아기가 역학조사 대상이라는 연락을 받고 억장이 무너졌다"며 "태어난 지 100일 된 아기에게 검사를 위해 주사를 놓는 것을 볼 때면 눈물이 난다"고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지난 2월 이 병원에서 태어난 아기의 아버지인 정기태씨는 "결핵 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나왔는데도 병원이나 보건당국의 책임 있는 조치는 없었다"며 "부모들이 불안에 떨지 않게 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런 내용을 담은 호소문을 병원 측과 노원구 구의회에 전달했습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11일 오후 6시 기준 712명(89.0%)이 결핵검사(흉부 X선)를 마쳤으며, 이 중 668명에 대한 판독결과 결핵환자는 없었습니다. 결핵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잠복결핵감염검사(피부반응검사)는 646명(80.8%)이 받았고, 이 중 533명이 판독 받은 결과 80명(15.0%)이 양성으로 판정돼 의료기관과 연계해 치료 중입
이어 "1세 미만 영아의 경우 결핵균에 감염되면 결핵으로 진행될 위험이 성인에 비해서 높고 중증 결핵인 결핵성 수막염과 속립성 결핵의 발생위험도 있어, 영아가 잠복결핵감염으로 진단될 경우 향후 결핵으로 진행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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