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자신이 다니던 우체국 앞에서 분신한 40대 집배원이 결국 숨졌습니다.
이번에도 과로 때문에 벌인 분신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요.
윤길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경기도의 한 우체국 앞.
바닥에 까맣게 불에 그을린 흔적이 뚜렷합니다.
지난 6일 이곳에서 근무하는 경력 21년차인 47살 집배원 원 모 씨가 휴가 도중 우체국을 찾아 스스로 몸에 불을 지른 겁니다.
▶ 스탠딩 : 윤길환 / 기자
- "원 씨는 이곳 우체국 앞에서 미리 준비한 음료수 병에 든 인화성 물질을 몸에 붓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습니다."
▶ 인터뷰 : 목격자
- "여기 앞에 서 있었는데 '불이야'하니까 다들 가서 화재 진압했거든요. 그리고 119가 올 때까지 기다려서…."
원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이틀 만에 숨을 거뒀습니다.
분신 동기를 파악하던 경찰은 원 씨가 숨지면서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생명이 위독할 수도 있대서 격리치료됐던 상황이고요. (분신 이유는) 본인만 아는 내용이니까."
해당 지역은 집배원의 집배부하량이 경기지역 33곳 우체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높은 곳으로 알려졌습니다.
집배노조 측은 갑작스러운 집배구역 변경 등 과로로 고통받던 원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며 정부의 진상 조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허소연 / 전국집배노동조합 선전국장
- "이번 분신자살을 과로 자살로 규정합니다. 업무와 연관성을 인정받고 반드시 순직 처리되어서…."
전국에서 과로와 교통사고, 자살로 목숨을 잃은 집배원은 올해만 벌써 12명이나 됩니다.
MBN뉴스 윤길환입니다.
영상취재 : 김정훈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