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 사고, 희생자 부부 안타까움 더해…"주말 나들이 나섰다가"
9일 오후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서울구간에서 광역버스와 승용차가 무더기로 빗길에 추돌, 버스에 깔린 승용차 탑승자 2명이 숨지고 다른 차량 탑승자 16명이 다쳤습니다.
특히 휴일 낮 고속도로 정체로 천천히 승용차를 몰고 가던 신모(59)씨와 설모(56·여)씨가 뒤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돌진해온 버스에 아무런 예상도 하지 못한 채 참사의 희생자가 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날 사고로 숨진 부부의 조카는 "두 분이 주말에 자주 놀러 다니며 오늘도 주말에 나들이에 나섰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안다"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신씨 부부는 버스에 깔려 심하게 부서진 승용차에서 구조 작업 끝에 발견됐지만 숨졌습니다.
또 다른 차량에 탄 16명은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고는 이날 오후 2시 40분께 서울 서초구 원지동 경부고속도로 서울방면 415.1㎞ 지점 신양재나들목 인근에서 광역버스와 승용차 5∼6대가 부딪치면서 발생했습니다.
경찰은 광역버스 운전사 A(51)씨가 버스전용차로인 1차로가 아닌 2차로를 달리던 중 앞에 정체된 차량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들이받으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경위를 조사 중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버스 운전사가 '졸음운전을 했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버스 운전사가 졸음운전을 하는 바람에 참변이 발생한 사례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지난해 7월 영동고속도로 상행선 봉평터널∼둔내터널 구간에서 관광버스가 졸음운전으로 앞서 가던 차량을 덮치면서 4명이 숨지고 3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이 구간에서는 올해 5월에도 버스 추돌사고로 노인 8명이 사상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때문에 고속도로에서 운전사가 깜박 졸면서 운전하는 버스는 '도로 위의 흉기'로 불립니다.
졸음운전으로 제동이 걸리지 않은 채 커다란 덩치의 버스가 비교적 작은 차량을 덮칠 경우 인명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버스뿐 아니라 졸음운전은 한번 났다 하면 사망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5년 사이 졸음운전 교통사고는 7천639건이 발생해 359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매년 100명이 넘는 사람이 졸음운전으로 인해 도로에서 숨지는 셈입니다.
특히 고속도로 졸음운전 사고는 660건으로 사망자는 93명에 이릅니다.
치사율은 14.1%로 고속도로에서 일반 교통사고 치사율의 갑절에 이릅니다.
버스 졸음운전을 막고자 기사 쉼터가 늘어나고 기술 개발도 한창이지만 아직까지는 졸음운전을 막을 확실한 방도가 없다는 것은 더욱 큰 문제입니다.
고급 승용차의 경우 운
교통안전공단이 '버스 운전자 졸음·부주의 운전 모니터링 장치'를 개발해 시범운영까지 했지만, 내년 이후에나 상용화가 가능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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