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기준에 못 미치는 '불량 경유' 50억 원 상당을 수입해등유와 섞어 시중에 판매한 조직이 세관에 적발됐습니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전국 곳곳에 주유소까지 차려놓고 5만 6천여 대의 승합차에 가득 채울 수 있는 양을 유통했습니다.
안진우 기자입니다.
【 기자 】
컨테이너 문을 열자 대형 포장용기가 가득차 있습니다.
흰 천으로 싸인 용기를 누르자 출렁거립니다.
싱가포르에서 수입된 화물인데, 포장용기에 든 건 경유입니다.
54살 곽 모 씨 등은 지난 1년 동안 460만 리터, 50억 원어치를 수입해 가짜 경유 제조 업자들에게 넘겼습니다.
수입된 경유는 밀도가 높아 겨울에 쉽게 얼어붙는 등 차량용으로는 사용할 수 없는 '불량 경유'였습니다.
▶ 인터뷰 : 이승헌 / 한국석유관리원 특수검사팀장
- "(경유 성분을 분석했더니) 차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시동이 멈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밀수조직이 수입한 경유 가격은 리터 당 400원, 국내 판매가의 3분 1도 정도에 불과합니다.
이런 값싼 저질 경유를 수입해 여기에다 등유까지 섞어 시중에 유통한 겁니다.
승합차 5만 6천여 대에 기름을 가득 채울 수 있는 양인 400만여 리터가 일선 주유소에서 팔렸습니다.
▶ 인터뷰 : 조영래 / 부산세관 조사팀장
- "시중에 유통할 경우에는 석유관리원이나 경찰에 단속될 수 있기 때문에 직접 주유소를 임대해서…."
▶ 스탠딩 : 안진우 / 기자
- "세관은 비슷한 유형의 밀수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동남아 등지에서 수입되는 화물검사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안진우입니다. [tgar1@mbn.co.kr]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
화면제공 : 부산본부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