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산 불량경유 밀수·유통업자 무더기 적발

싱가포르산 불량경유 50억원 상당을 세금이 저렴한 정제유인 것처럼 속여 밀수한 수입업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들이 들여온 불량경유는 자동차 엔진 화재의 원인이 되는 가짜경유로 제조돼 5만대가 넘는 차량에 이미 주유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부산본부세관은 관세법 위반 혐의로 정제유 수입업체 4곳을 적발해 임원 곽모 씨(54) 등 2명을 구속하고 1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곽씨 등은 지난해 4월부터 시가 50억원 상당의 싱가포르산 불량경유 460만ℓ를 정제유인 것처럼 서류를 꾸며 수입한 뒤 가짜경유 제조업자에게 공급하거나 시중 주유소에 불법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정제유 수입업자인 이들은 품질이 떨어져 국내 유통이 안 되는 싱가포르산 경유 가격(ℓ당 400원)이 국내산 경유 가격(ℓ당 1200원)의 3분의 1에 불과하고 정제유로 위장해 수입할 경우 경유보다 9배가량 적은 ℓ당 58원만 세금을 부담하면 된다는 점을 노렸다.
밀도를 낮추려 등유를 혼합한 가짜경유는 미세먼지를 다량 발생시키고 차량 엔진 화재를 일으킬 수 있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밀수한 460만ℓ의 싱가포르산 불량경유 중 세관이 압수한 55만8000ℓ를 제외한 404만2000ℓ가량은 이미 가짜경유로 만들어져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세관 관계자는 "가짜경유 404만2000ℓ는 승합차 5만6000대에 가득 주유할 수 있는 양"이라며 "불량 경유를 주유한 많은 차량이 안전사고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이어서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