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73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온 이 영상에는 두려움에 떠는 피해자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한민용 기자입니다.
【 기자 】
신발도 신지 못한 채 맨발로 서 있는 여성들.
고개를 푹 숙이거나 옆 사람의 팔을 꼭 잡고 있는 모습에서 초조함과 두려움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1944년 촬영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모습입니다.
73년 만에 빛을 보게 된 이 영상은 중국 운남성 송산에 포로로 잡혀 있던 위안부 7명을 촬영한 겁니다.
이제까지 한국인 위안부는 거의 사진만 증명자료로 활용돼 왔지만 처음으로 영상이 발굴됐습니다.
특히 이번 영상은 기존에 확보했던 사진 속 인물과 얼굴 등이 같아 한국인 피해자로 특정하기 충분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입니다.
▶ 인터뷰 : 강성현 / 성공회대 교수
- "분위기·관계·표정·행동에서 다양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어요. 그 정보들을 기존에 발굴했던 사진이나 문서와 교차해서 분석…."
이를 계기로 일본군이 위안소를 운영했다는 입증 자료는 더욱 탄탄해졌지만 피해 할머니들은 새로운 기대를 하기에는 이미 지쳤습니다.
▶ 인터뷰 : 김복동 / 위안부 피해자
- "아직도 일본은 자기네들이 한 짓이 아니라고, 전 세계가 다 아는 걸 가지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위안부 생존 할머니가 38명만 남으면서 증거자료 확보가 더욱 중요해졌지만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이후 박근혜 정부는 위안부 연구 관련 예산을 끊거나 삭감했습니다.
MBN뉴스 한민용입니다.[myhan@mbn.co.kr]
영상취재 : 최영구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
영상제공 : 서울시·서울대 인권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