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 성폭행 무고혐의 여성 "합의 없는 성관계" 주장 법정 공방

가수 겸 배우 박유천 씨(31)에게 성폭행 당했다고 허위 고소한 혐의(무고 등)로 기소된 여성 A씨가 사건 직후 "싫다고 거부했지만 얼떨결에 성관계하게 됐다"고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변호인과 검사는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으며 법정 공방을 벌였다.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나상용)는 A씨의 국민참여재판 기일을 열고 A씨가 2015년 12월 자신이 일하는 업소 화장실에서 박씨와 성관계한 당일 112에 신고한 내역 등 증거를 조사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신고 내용 어디에도 자발적으로 박씨와 관계를 맺었다는 말이 없다"며 "'얼떨결에'라는 것은 동의나 합의가 없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 검찰 눈에는 이 말이 동의 하에 성교했단 말로 해석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A씨는 다른 무고 혐의 여성과 달리 박씨에게 돈을 요구하거나 연락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재판은 A씨 측이 "유흥업소에 종사했었다는 편견이 수사에도 편향성을 만들었다"고 주장하며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해 배심원단 8명과 일반인에게도 공개됐다.
반면 검찰은 A씨가 사건 후 지인에게 '제가 판단을 잘못했어요'라고 보낸 문자메시지 등을 제시하며 "강간 당한 여성이 쓸 표현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폈다. A씨는 박씨의 유흥업소 성폭행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 금전적 이득을 취할 목적으로 '나도 성폭행을 당했다'는 허위 고소장을 낸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사건 당사자이자 무고 피해를 주장하고 있는 박씨도 증인으로 불러 비공개 신문했다.
앞서 지난해 6월 박씨가 한 유흥업소 종사자 이 모씨에게서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한 사실이 보도된 후 비슷한 수법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여성들의 제보와 고소가 이어졌다. 이후 검찰은 박씨를 무혐의 처분하고 고소인 4명 중 이씨와 A씨 2명을 무고 등 혐의로 기소했다. 사건을 최초로 공론화시켰던 이씨는 박씨에게 돈을 요구한 공갈 혐의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 중이다.
[정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