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없는 달로 불리는 윤달에는 묘를 이장하거나 수의를 미리 지어놓는 풍습이 있는데요.
3년만 에 온다는 윤달을 맞아 조상의 묘를 파서 이장을 하거나 아예 화장을 해서 납골당에 봉안하려는 사람들로 전국 화장장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습니다.
정치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어스름한 새벽의 한 공동묘지.
작은 불빛에 의지해 묘비를 확인한 뒤 삽으로 파내기 시작합니다.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최근 이처럼 조상의 묘를 옮기려는 개장이 많아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윤달 때문입니다."
윤달은 양력보다 1년에 11일 짧은 음력의 불일치를 없애려고 3년마다 한 번 찾아옵니다.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2일까지는 다시 음력 5월이 시작되는 윤달입니다.
▶ 인터뷰 : 김형주 / 광주 민속박물관 학예연구실장
- "하늘에 있는 신이 인간의 감시를 멈추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 우리 조상들은 이장을 하거나 수의를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관리가 힘든 조상묘를 없애려고 전국 화장장은 장사진을 이루고 있습니다.
평소 한두 구에 불과했던 유골이 오전에만 벌써 50여 구 넘게 몰렸습니다.
일찍 줄을 서지 않으면 당일 화장을 할 수 없을 정돕니다.
▶ 인터뷰 : 화장장 직원
- "이날 할 수 있는 양을 7시도 안 돼서 마감했어요. 나머지 40분이 쌓아놓고 (지키기 위해) 잤어요."
중소도시 조그만 화장장도 사정은 마찬가지.
밀려드는 유골 처리에 비상근무 중입니다.
▶ 인터뷰 : 정성권 / 목포시 장사문화담당 계장
- "개장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이 오고 있습니다. 평달에 비해 3배 이상 많습니다."
단지 미신일 뿐이라고도 하지만, 포화 상태인 매장을 화장장이나 자연장으로 바꾸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어 윤달 기간 이장 행렬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 pressjeong@mbn.co.kr ]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