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가 예산 3200만원을 들여 선착순 200대 마감으로 노후 보일러 교체 지원비 사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짬짜미' 등 뒷말이 무성하다.
담당 공무원은 "짬짜미는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일축하지만 해프닝으로 끝나더라도 시장이 부재한 가운데 기강해이와 함께 시에 대한 신뢰성에는 적지 않은 오점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파주시에 따르면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예산 3200만원짜리 노후 보일러 교체 지원 사업에 시민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대체 무슨 일이기에 이런 평범한 사업에 시민들이 불만을 표출하는 것일까.
주민들은 공무원 중심의 행정편의주의에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후 보일러 교체 지원은 '선착순'으로 보일러 1대에 약 17만원씩, 총 200대 정도 예산을 책정한 사업으로 시가 올해 '처음' 시행한 것이다. 통상 가정용 보일러 교체에는 40만~60만원 가량 비용이 발생한다.
시에는 오래된 주택이나 아파트가 많아 보일러 교체 수요가 많은 탓에 예산을 많이 책정하지는 못했다.
그러다 보니 먼저 신청한 순으로 지원을 하게 됐는데, 문제는 이런 지원이 있다는 사실을 시행 '첫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시가 제대로 홍보를 하지 않았다는 데서 민원을 발생시키고 있다. 현재도 온수가 나오지 않는 등 보일러 교체를 해야 하나 비용 문제로 고민하는 가정이 있지만 이런 사업이 있다는 것을 까맣게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파주시 담당 환경정책과 공무원은 시 홈페이지에 보일러 교체 지원 내용을 공고한 만큼 알리는 책임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공무원 인식 수준이 이렇다 보니 '깜깜이' 홍보에 대한 불만과 함께 심지어 공무원들이 아는 지인 등에게 이 같은 지원 사업을 '짬짜미'로 알려 선착순 신청을 도왔다는 출처 없는 소문까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있다.
파주 한 시민은 "보일러 교체 지원금 17만원을 시 공무원이 아는 사람에게만 먼저 귀띔을 해줬다는 얘기가 들린다"고 말했다. 사실 여하를 떠나 시에 대한 신뢰 수준이 어떤지 실정을 말해주는 대목으로도 해석된다.
특히 보일러 교체 지원에 예산이 남았음에도 뒤늦게 정보를 듣고 소급 적용을 요구하는 민원에 대해 시가 "무조건 불가하다"고 안내하면서 또 다른 불만을 키우고 있다.
신규 지원 사업에 대한 홍보를 제대로 안 해 불이익을 봤는데 추후 정보를 얻어 보일러 교체 지원을 요청한 건에 대해 노력도 하지 않고 딱 잘라 "불가"라고 안내하는 공무원 태도가 일부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것이다. 최소한 노력이라도 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다.
실제 파주시 환경정책과에 문의한 결과 담당 공무원은 최초 사업을 공고한 2월 이후 보일러 교체 건에 대해 아직 예산이 남아있지만 지원은 불가하다고 밝혔다. 30일 현재 5대 정도 보일러 교체를 지원할 수 있는 예산이 남은 상황이며, 사업 지원 공고가 시 홈페이지에 띄어 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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