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에 왜가리와 백로 등 철새들의 집단 서식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4월부터 매일 10여 마리의 새들이 죽어나가더니, 지금까지 수백 마리가 폐사했습니다.
이런데도 자치단체와 환경당국은 조사는커녕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심우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비실대는 왜가리 한 마리, 가쁜 숨을 내쉬더니 '털썩' 풀숲에 처박힙니다.
정상적으로 걷던 또 다른 왜가리는 얼마 못 가 머리를 바닥에 처박고, 쇠백로 새끼는 바닥을 기다 이내 축 늘어집니다.
곳곳에 널브러진 사체들, 서식지는 죽음의 그림자로 뒤덮였습니다.
철새들이 죽어나가기 시작한 건 지난 4월 말부터. 환경단체가 거둬간 폐사체만 250마리가 넘습니다.
▶ 스탠딩 : 심우영 / 기자
- "원인을 찾기 위해 철새들이 물고기를 잡아먹는 안동호 올라가 보겠습니다. 호수 바닥이 검붉은 기름띠로 가득한데요, 성분을 검사했더니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카드뮴과 비소 등 1급 발암성 중금속 물질에 오염됐는데, 호수에서 물과 먹이를 먹은 철새에서는 아연과 구리, 셀레늄 같은 맹독성 중금속이 검출됐습니다.
환경단체들은 낙동강 상류쪽 제련소에서 배출되는 중금속 폐수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태규 / 낙동강 사랑환경보존회 회장
- "(제련소)중금속에 의해 고기들이 중독되고 또 그 물고기를 먹은 새들도 중독되어…."
하지만, 자치단체와 지방환경청은 번식기에 나타나는 자연폐사라며 조사에 소극적입니다.
▶ 인터뷰 : 경북 안동시 관계자
- "(개체 간)경쟁도 있을 수 있고 천적도 있을 수 있고 인위적으로 교란도 있을 수 있고 그죠? 자연폐사가 된다…."
지자체와 환경 당국의 방치 속에 철새들의 낙원이 무덤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심우영입니다. [ simwy2@mbn.co.kr ]
영상취재 : 백재민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