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서도 당하는 보이스피싱, 주로 나이가 많은 여성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이번 경우는 다릅니다.
한 60대 여성이 미리 짜놓은 덫에 오히려 보이스피싱범이 걸려들었습니다.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우편함에 집 열쇠를 넣고 어디론가 가는 한 여성,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 시키는 대로 냉장고에 돈을 넣어두고 집을 나서는 길입니다.
10여 분 뒤, 한 남성이 나타나 우편함 속 열쇠를 꺼내 곧장 엘리베이터를 탑니다.
냉장고에 든 돈을 훔치러 온 보이스피싱 조직원입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사복을 입고 잠복해 있던 경찰관들에게 붙들려 나옵니다.
알고 보니 여성이 짜놓은 덫에 오히려 보이스피싱범이 꼼짝없이 걸려든 겁니다.
전화를 받자마자 이상한 눈치를 챈 68살 이 모 씨는 은행에 돈을 빼러 간다고 말해놓고 실은 근처 파출소로 향했던 겁니다.
보이스피싱범과 계속 통화 중이었던 이 씨는 파출소에 들어서자마자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한 경찰관에게 귓속말로 자초지종을 얘기합니다.
곧바로 사복으로 갈아입은 경찰관들이 이 씨 집 안에 몰래 숨어 있다가 범인을 붙잡았습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보이스피싱 신고자
- "나하고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도 안 하고 있었는데, (전화를) 끊지 말라고 하는 게 이상하고, 아무한테도 이야기하지 말라고 하는 것도 이상하더라고…."
경찰에 붙잡힌 41살 윤 모 씨는 중국 교포로, 우리나라에 불법 체류 중이었고, 절도와 사기로 지명 수배된 상태였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 hachi@mbn.co.kr ]
영상취재 : 최진백 VJ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