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에 나섰던 70대 목수가 횡단보도를 건너다 뺑소니 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은퇴를 앞두고 마지막 집을 짓던 중이었습니다.
뺑소니를 친 뒤 직장에서 태연히 일을 하다 붙잡힌 20대 운전자는 졸음운전 때문에 사고를 냈다고 둘러댔습니다.
정치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검은색 승용차가 좌회전하더니 앞서가던 차를 추월하려 중앙선을 넘어 속도를 냅니다.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70대 노인이 보이지만, 신호를 무시한 채 그대로 추돌합니다.
이후에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도주하다가 또 다른 승용차와 건물을 들이받을 뻔한 아찔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결국, 길을 건너던 79살 류 모 씨는 도움의 손길도 받지 못한 채 현장에서 숨졌습니다.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사고 지점에서 30m 떨어진 곳인데, 이처럼 여전히 파편 조각이 남아 있어 참혹했던 당시 상황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웃 주민들은 아픈 몸을 추스르며 직장을 지켰던 책임감 있는 가장이었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 인터뷰 : 고 류 모 씨 지인
- "올해만 하고 그만둔다고 했는데, 집만 한 채 지으면 끝난다고 했어요. 그런데 그 찰나에 이런 일이 났어요."
갑작스러운 날벼락에 유족들은 말을 잇지 못합니다.
▶ 인터뷰 : 고 류 모 씨 아들
- "가족끼리 다 같이 어우러져서 (여행 가려고) 부모님 몰래 이야기하고 그랬는데…. 저는 제 목숨하고도 바꾸고 싶어요. 너무 힘들고 어렵고 고되게 사셔서…."
사고를 내고도 직장에서 태연히 일을 하다 붙잡힌 23살 박 모 씨는 출근길에 졸음운전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심스러운 부분이 많은 상황.
경찰은 박 씨의 음주운전 여부와 사고 전·후 행적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 pressjeong@mbn.co.kr ]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이인환
화면제공 : 광주 광산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