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먹는물 공동시설, 즉 약수터 같은 곳은 정기적으로 수질검사를 받게끔 돼있습니다.
그런데 이용객들은 검사 결과와 상관 없이 물을 마시고 있는데요.
왜 그런지 이병주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북한산 자락의 한 등산로.
등산객들이 자주 찾는 약수터 옆에 수질검사표가 붙어 있습니다.
하지만, 물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고 물을 마시는 등산객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 인터뷰 : 약수터 이용객
- "저것(수질검사)도 안 보고 먹었는데, 모르겠어요. 속이 약한 사람은 탈 날지 모르지만…."
또 다른 약수터,
마시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안내가 붙어있는데도 미처 보지 못하거나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물을 마십니다.
▶ 인터뷰 : 약수터 이용객
- "아예 물을 막아버려야지. 이렇게 붙여놓으려면…."
물을 끓여 먹으라는 경고도 와닿지는 않습니다.
▶ 인터뷰 : 민경훈 / 서울 반포동
- "끓여 마실거면 뭐하러 약수 떠마셔요, 그냥 수돗물 끓여먹지."
▶ 스탠딩 : 이병주 / 기자
- "심지어 검사를 담당하는 지자체 여건상, 약수터에 대한 수질 검사가 허술하게 이뤄지기도 합니다."
현행법상 미생물 활동이 높아지는 여름철을 빼면, 나머지는 석달에 한 번만 검사를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구청 관계자
- "정해진 날짜는 없고요, 저희 임의대로 점검 나가보고 지저분하다 싶으면 청소를 하거든요."
약수터 물은 주변의 야생동물 때문에 대장균이나 다른 세균에 감염되기 쉽습니다.
▶ 인터뷰 : 강재헌 /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일반 세균이나 대장균에 오염된 약수를 마셨을 경우에는 복통, 설사, 고열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시민 건강을 위해 도입된 먹는물 검사제도,
하지만, 부실한 관리와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 하나마나한 검사가 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 freibj@mbn.co.kr ]
영상취재 : 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