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자격증을 내걸고 무려 12년 동안 한의사 행세를 한 60대 남성이 붙잡혔습니다.
독성이 있는 한약재를 마구잡이로 처방하는 건 물론 명태 머리와 썩은 토마토를 넣은 이름 모를 한약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온갖 한약재가 가득하고, 한쪽에는 약탕기까지 놓여 있습니다.
66살 이 모 씨가 이곳에서 한약을 만들어 팔기 시작한 건 12년 전부터입니다.
지난 2005년 딸이 한약사 자격증을 따자, 딸 이름으로 한약방을 연 뒤 자신이 한의사 행세를 한 겁니다.
전문 지식도 없이 환자들의 맥을 짚고 직접 한약을 지었는데,
마황과 부자, 대황 등 독성이 든 한약재까지 마구잡이로 처방했습니다.
▶ 인터뷰 : 이동희 / 부산시한의사회 이사
- "부자 같은 경우에는 아코니틴이라는 성분이 독성물질로 지정돼 있어서 복통과 설사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과도하게 섭취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이 씨가 만들어 판 공진단도 '짝퉁'이었고, 명태 머리와 썩은 토마토를 넣은 이름 모를 한약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확인된 피해자만 1천 5백 명에 달합니다.
▶ 인터뷰 : 김남수 / 부산 해운대경찰서 지능팀장
- "(피의자는) 한약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연구도 많이 하고…. 실질적으로 한약사보다 자기가 낫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씨는 지난 1993년과 95년에도 몰래 한약을 만들어 팔다 적발된 적이 있습니다.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이 씨는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동안에도 아무렇지 않게 영업을 해왔습니다."
경찰은 가짜 한의사 이 씨를 구속하고, 명의를 빌려준 딸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 hachi@mbn.co.kr ]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