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을 마치 회사원인 것처럼 속여 국가로부터 보조금을 받아낸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노숙인 명의로 유령회사를 세우고 대포차까지 유통시켰습니다.
민지숙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컴퓨터 폴더를 열자 회사원 수십 명의 재직증명서가 나옵니다.
그러나 존재하지도 않는 회사였고, 회사원들도 역시 모두 가짜입니다.
전직 부동산업자 김 모 씨가 노숙인들을 근로자로 위장시키기 위해 만든 유령회사의 서류입니다.
국토교통부에서 지원하는 근로자 전세자금 대출을 받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김 씨는 노숙자 21명의 이름으로 지난 5년 동안 13억 원이 넘는 국가보조금을 챙겼습니다.
대출을 받게 해주겠다는 김 씨의 말에 노숙인들은 인감과 주민등록등본을 넘겼고, 은행의 심사를 통과하기 위한 훈련까지 받았습니다.
▶ 스탠딩 : 민지숙 / 기자
- "김 씨는 노숙인들을 이곳 지하 합숙소에 불러 모아 수개월 동안 집중 훈련을 시켰습니다."
▶ 인터뷰 : 노숙인
- "주소를 외우고 대표자 이름을 외우고 전화번호를 외웠습니다."
또 김 씨는 노숙인 명의로 자동차를 등록해 수십 대의 대포차도 유통시켰습니다.
▶ 인터뷰 : 구기동 / 서울 성북경찰서 수사관
- "(은행은) 자기 돈이 아니라는 것. 심사가 허술해도 서류만 완벽하게 갖춰지면 담당자로서는 책임이 없다는 거죠. 허술하게 심사가 되는 것 같습니다."
경찰은 노숙인 포함, 일당 28명을 입건하고 빼돌린 대출금이 숨겨진 계좌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민지숙입니다.[mzhsh@mbn.co.kr]
영상촬영: 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전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