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업계의 성공 신화로 유명한 '호식이 두 마리 치킨' 최호식 회장이 여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죠.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하고 최 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만, 피해자를 도와준 여성은 심각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뉴스 추적, 사회부 추성남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추기자! 피해자를 도와준 여성이 최근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하던데,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요?
【 기자 】
사건이 벌어진 당일 CCTV 영상을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지난 3일 서울 강남의 한 호텔 앞인데, 젊은 여성이 도로 쪽으로 뛰어옵니다.
호텔 로비에서 최호식 회장을 뿌리치고 택시를 타려는 건데요.
마침 호텔로 들어가던 여성들이 최 회장을 막아선 덕분에 무사히 택시를 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피해 여성을 도와준 여성들이 이른바 '꽃뱀'으로 몰린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꽃뱀한테 걸렸다"는 글이 올라오고, 악성 댓글이 달렸기 때문이죠.
【 질문 2 】
피해 여성을 도와준 여성은 평범한 가정주부라던데요. 사건 당일 그곳엔 무슨 일 때문에 간 건가요?
【 기자 】
20대 후반의 평범한 가정주부인데요.
사건 당일 강남 호텔에서 친구의 생일 파티를 하러 갔다고 합니다.
"도와달라"는 여성의 말을 듣고 택시를 탈 수 있게 해준 것뿐이고, 당시 상황도 경찰을 통해 들었다고 합니다.
이 여성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동생 같은 여성이 다급하게 도와달라고 하는데, 모른 채 지나칠 수 없었다"며 "도와주고는 '꽃뱀'으로 몰려 이제는 도와줄 마음이 안 든다"고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너무 억울한 마음에 인터넷에 올라온 악의적인 내용의 글을 모으고 있는데, 지금까지 A4용지 98쪽 분량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다음 주쯤에 악성 댓글을 올리고 유포한 사람들을 경찰에 고소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 질문 3 】
도와주고도 곤경이 빠진 상황인 된 거군요.
그런데 피해 여성이 고소를 취하했는데, 경찰 조사는 계속 진행되죠?
【 기자 】
피해 여성은 사건 당일,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틀 뒤에 고소를 취하했습니다.
고소취소장을 대리제출한 최 회장 측 변호인은 "피해 여성이 언론에 노출돼 고통을 호소하고 있고, 2차 피해 등을 우려하고 있다"며 취소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수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성 관련 범죄는 2013년 6월 친고죄 조항에서 모두 삭제됐기 때문인데요.
친고죄는 고소해야만 수사할 수 있는데, 고소를 취소하면 수사단계에서 '공소권 없음'으로 끝납니다.
경찰이 수사 의지를 밝혔지만, 만약 고소인이 협조하지 않으면 사건의 진상은 명확히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인터뷰 : 손수호 / 변호사
- "고소를 취소한 피해자가 현실적으로 경찰 조사에 협조해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강제로 경찰이 데려가서 조사할 수도 없거든요. 따라서 해당 여성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진상을 밝히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4 】
추 기자! 사과문도 발표하고 최 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는데, 가맹점의 피해는 없나요?
【 기자 】
성추행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 사이에서 불매운동이 시작됐습니다.
공식 홈페이지는 한때 다운이 되기도 했는데요.
시민들의 시선도 싸늘합니다.
▶ 인터뷰 : 김민기 / 경기 수원 곡반정동
- "원래 호식이 두 마리 치킨에서 자주 시켜먹었는데, 이번 사태 때문에 시켜 먹고 싶지 않아졌어요."
호식이 두 마리 치킨 측은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고, 최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습니다.
하지만,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았고, 결국 피해는 가맹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의 몫으로 남게 됐습니다.
▶ 인터뷰(☎) : 가맹점주
- "열은 받죠. 사람들이 인식이 그래서 장사가 안 되는 거죠. 내가 못해서 안 되는 것도 아니고…."
【 앵커멘트 】
AI도 그렇고 이번 사건도 그렇고 본인들이 잘못한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많은 부분 피해를 보는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정말 억울하고 속상할 것 같습니다.
도움을 준 분들에게 상처를 주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악플을 다는 것 반드시 삼가야겠습니다.
추성남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