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생들이 배울 역사교과서 '최종본'을 발간하기 전,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한 일종의 '시험본' 입니다.
그런데 이젠 필요 없게 됐죠.
지난 2015년 11월, 박근혜 정부가 강력하게 밀어붙였던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문재인 정부 출범 3주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시험본이 나오기까지 수많은 난관이 있었지만 폐기는 간단했죠. 국정과 검정교과서를 구분해 놓은 교육부 고시만 고치면 됐으니까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엔 국민의 혼란과 대립은 물론, 세금 44억 원까지 들어갔으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잘못된 일에 책임자는 없습니다. 전임 대통령이 지시하고, 전임 국무총리는 이를 위해 대국민 담화까지 냈었는데도요. 자연인이 된 전임 교육부총리, 당시 여당 대표 또, 지금도 교육 수장 자리에 있는 장관 그 누구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치인과 관료들이 책임을 피하는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죠.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1년 치 월급, 세비 32억 원을 반납하겠다고 한 야당 의원들이 멋쩍은 사과로 자신들이 질 책임을 대신한 건 비견된 옙니다.
미국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엔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 '모든 책임은 이곳에 있다'.
나라를 이끌고, 지역 주민을 대표하고 국가를 보호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면 이 말, 지금이라도 한 번 되새겨보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