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1일 정수근 대구환경연합 생태보존국장이 낙동강 달성보 인근 도동나루터에서 녹조 부유물을 가리키며 수질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 우성덕 기자] |
이곳은 1일부터 수문이 상시 개방된 달성보 하류에서 15km 가량 떨어져 있다. 달성보 주변은 4대강 보가 건설된 2012년 이후 지난해까지 5년째 녹조가 발생하고 있다. 정 국장은 “해마다 반복되는 낙동강 녹조현상은 유해 남조류가 대량 증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보의 수문을 열고 유속이 빨라지면 녹조가 어느정도 해소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그는 “4대강 보가 생기기 전만 하더라도 모래톱이나 수초 등으로 인해 강이 자정 능력을 갖췄지만 보 건설 이후 자정 능력을 상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동안 물속을 살펴보던 정 국장은 “저게 외래어종인 배스“라며 “지금 이곳에는 배스나 블루길처럼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외래 담수어종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도동나루터 인근에 사는 주민 김희섭(58)씨도 “4대강 보가 생기기 전 만하더라도 낙동강이 이만큼 더럽지는 않았다“며 “예전에는 이곳에서 붕어나 잉어를 잡아 회로도 먹었는데 지금은 배스나 블루길 밖에 잡히질 않는다“고 불평했다. 강가에서는 물고기 배에 기생하던 기생충도 죽은 채 발견됐다. 정 국장은 “이런 기생충도 이전에는 없었던 것“이라며 “강 생태계의 이상 징후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곳을 둘러본 취재진은 도동나루터에서 낙동강 상류를 따라 27km 떨어진 사문진교로 이동했다. 강정고령보에서 하류로 3km 떨어져 있는 이곳에서는 심각한 수질오염과 함께 생태계 파괴도 진행 중이었다.
정 국장은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장화 바지로 옷을 갈아입은 뒤 삽을 들고 강으로 들어갔다. 그가 삽으로 강바닥의 흙을 퍼올리자 시커먼 펄이 한가득 올라왔다. 4대강 사업 이후 퇴적층이 쌓이면서 모래였던 강바닥이 시커먼 펄로 변한 것이다.
정 국장이 삽에 올려진 펄을 강가에 내려놓자 펄에서는 시궁창 냄새가 났다. 펄 속을 살피던 그는 “여기 실지렁이, 깔다구가 보이죠“라고 말했다. 실지렁이와 깔다구는 환경부 지정 4급 지표생물로 4급수는 수돗물로도 사용할 수 없다.
정 국장은 “실지렁이와 깔다구가 발견됐다는 것은 낙동강 수질이 4급수로 떨어졌다라는 의미“라며 “강바닥이 펄로 점점 변화면서 낙동강 수질이 심하게 오염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만 해도 수질 2-3급수에서 살던 큰빗이끼벌레가 많이 발견됐는데 올해는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며 “이는 결국 수질이 4등급으로 떨어졌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 일대 강물도 점차 녹색 부유물들이 많아져 녹조 조짐을 보였다. 강정고령보의 경우 지난 31일 기준 남조류 세포수(세포/㎖)가 3813개를 넘어 조류경보제 ’관심단계’ 1회를 초과했다. 조류경보제는 남조류 세포수가 2회 연속 1000개 이상 넘으면 ’관심 단계’가 발령된다.
하지만 보 주변 농민들과 지방자치단체들은 4대강 건설에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평가한다.
보 건설이후 홍수와 가뭄 피해는 눈에띄게 줄었다는 것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4대강 사업 이후 장마철마다 겪던 낙동강 주변 홍수피해는 완전히 사라졌다“며 “수량이 풍부해져 농민들 가뭄 걱정도 없어졌다“고 평가했다.
실제 달성군 화원읍 낙동강변 마을의 경우 장마철이면 상습적인 침수로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라지만 4대강 보가 마무리된 2012년 이후 홍수 피해는 단 한 번도 발생한 적이 없다. 낙동강 바닥을 4m 이상 준설해 수위가 2~3m정도 낮아져 침수 피해가 사라진 것이다. 수량도 풍부해 지면서 모내기 철 가뭄 걱정도 사라졌다. 이 때문에 낙동강을 농업 용수로 사용 중인 농민들은 보 개방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곳곳에 내걸었다.
달성보에서 취수를 해 농사를 짓고 있는 이달국 달성군 논공읍 이장협의회 회장은 “보가 개방돼 수위가 1m이상 낮아지면 취수를 하기 위해 연결한 수동모터를 쓸 수가 없다“며 “취수 문제는 우리에게 생존권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보를 개방하더라도 취수 문제부터 해결해 달라“고 요구했다. 정부는
[달성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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