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사립고등학교 이사장 아들이 아버지를 등에 업고 정식 교사가 되려고 짜고 치는 시험을 쳤다가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대학교수들까지 가짜 출제위원으로 가담했는데, 시험지를 유출한 것도 모자라 채점 기록까지 조작했습니다.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14년 부산의 한 사립 고등학교 상업교사 임용시험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응시생의 시험지입니다.
복잡한 수식이 있는데도 계산 흔적이 전혀 없이 답만 적혀 있습니다.
빼곡하게 풀이 과정이 남은 다른 시험지와는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다른 문제들도 마찬가지인데, 현직 교사들조차 암산으로는 못 푸는 문제들입니다.
▶ 인터뷰 : 현직 상업 교사
- "암산으로 푼다는 건 좀 어려운 거 같습니다. 계산하지 않고 풀기는 어려운…."
시험지의 주인은 이 학교 이사장의 아들인 41살 김 모 씨,
알고 보니 미리 답을 다 알고 있었습니다.
이사장인 아버지가 학교에 압력을 행사해 이름뿐인 출제위원들을 위촉하도록 하고, 정작 출제위원도 아닌 아들의 지도교수에게 문제를 내도록 한 뒤 시험지를 빼돌린 겁니다.
특히 똑같이 답을 썼는데도 점수를 다르게 주는 식으로 채점 기록까지 조작했습니다.
▶ 인터뷰 : 국중용 / 부산 서부경찰서 수사과장
- "(이사장 아들의) 채점 결과가 지나치게 높게 나오자 범행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4번에 걸쳐 채점지를 조작하는…."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경찰은 채용 비리를 주도한 이사장의 아들과 시험지를 유출한 대학교수를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하고, 재단 이사장도 함께 입건했습니다.MBN뉴스 박상호입니다. [ hachi@mbn.co.kr ]"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전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