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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주 의정부지법 소년부 판사 |
의정부지방법원(법원장 정종관)엔 국내 유일의 보호소년을 위한 공부방이 있다. 신동주 소년부 판사(35·연수원 36기)는 이곳 소년들에게 판결을 내리는 어려운 '판사님'기에 앞서 세상 누구보다 따뜻한 '선생님'으로 통한다. 질책과 회초리 대신 말없이 믿고 응원하겠다는게 신 판사의 교육 방식이다. 그의 믿음에 소년들은 검정고시 합격이라는 선물로 보답했다.
14일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두고 매일경제와 인터뷰한 신동주 소년부 판사(35·연수원 36기)는 "청소년은 우리 사회의 미래이기 때문에 비행을 범해 잠시 엇나갔더라도 이들과 소통하면서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당연하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해 2월 의정부지법에서 소년부를 맡게된 신 판사는 보호소년들에게 다시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고심했다. 지난해 7월 국내 최초의 법원내 사이버학교인 '희망의 학교' 개교에 힘을 보탰고 '학생주임'을 자처했다. 그에게 소년재판을 담당하면서 소년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가장 의미있는 순간이었다. 그 과정에서 소년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듣게 됐고, 미래 관심 분야가 무엇인지 알게 됐다는 것. 신 판사는 "(소년들)스스로가 원하는 분야를 찾고 그 분야와 관련하여 배움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방황하지 않을 것이라 믿고 있다"면서 "실제 상당수는 학교를 중간에 그만뒀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학력을 취득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그는 즉각 소년들의 요청에 응답했다. 검정고시에 도전하는 소년들을 돕기 위해 올해 1월부터 '희망의 학교' 과정의 하나로 청사 구내식당을 공부방으로 꾸몄다. 종졸반 3명, 고졸반 7명 등 보호소년 10명으로 시작했던 공부방은 지난달 8일 검정고시에선 6명이 응시해 중졸 1명, 고졸 4명 등 총 5명이 합격하는 결실을 거뒀다. 전국 소년체전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할 만큼 유망한 선수였던 A군도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중학교 2학년 때 반항심에 운동을 그만두고 방황하던 중 도둑질을 하다 지난해 3월 법원에서 보호처분을 받은 A군은 이번 검정고시에 합격해 중학교 졸업 자격을 취득했다.
신 판사는 "성실히 공부방에 참석한 소년들이 있었기에 공부방을 계속 운영할 수 있었다"며 "온전히 스스로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이라고 뿌듯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번 검정고시에서 부분 합격을 한 소년을 따로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경제적 지원이 없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공부를 하는 소년이라 공부 시간이 많이 부족했지만 8월 검정고시에서는 반드시 합격할 것"이라고 믿음을 보였다.
소년들이 처음부터 마음의 문을 연 것은 아니었다. 의정부지법은 비행소년에게 보호관찰 처분하면서 특별준수사항으로 희망의 학교 수강을 명령했다. 그러다보니 강제성도 띄었고 이를 성가시게 여기는 소년들도 더러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믿고 지켜보자'는 신 판사의 교육 철학은 소년들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그를 '판사님'이라고 부르던 소년들은 언제부터인가 '선생님'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흰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듯 공부에도 탄력이 붙었다. 신 판사는 "지각과 결석을 하던 소년이 개근을 하고, 입과 마음을 닫고있던 아이들이 점차 자신의 고민과 진로에 대해서도 스스럼없이 터놓고 이야기를 해주는 등 변화하는 모습이 큰 기쁨"이라고 했다.
신 판사는 보호소년도 일반 청소년과 다를 바 없다며 이들을 제자리로 돌아오게 하려면 사회의 시선부터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흔들리지 않고 자란 나무가 없듯 방황의 시기를 겪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저도 어린 시절 방황했지만 믿음을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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