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10일 오전 그의 자택이 있는 서울 홍은동 골목길 일대는 축제 분위기로 변했다.
아침 일찍 출근을 위해 자택을 나서는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환송하기 위해 수백명의 동네 주민들이 집앞에 모여있었다. 주민들은 "이렇게 많은 인파가 이 동네 모인 것은 처음"이라며 '아이들 웃음소리가 넘치는 대한민국'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어보였다.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우리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적은 글 쓴 을 선물로 준비한 주민도 있었다. 남녀 어린이 2명은 문 대통령 내외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당선을 축하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이곳 홍은동 자택으로 이사온 것은 지난해 1월. 1년이 조금 넘는 기간이었으나 문 대통령에 대한 주민들 지지는 10년 이웃주민 못지 않았다. 동네 진입로에서부터 문대통령 자택이 있는 곳까지 800여 미터 거리에는 동네주민들이 직접 제작한 축하 현수막들이 군데군데 걸려 있었다.
문 대통령이 자택을 떠난 뒤에도 일부 주민들은 현장에 남아 서로 문 대통령에 대한 덕담을 주고받았다.
문 대통령과 같은 빌라에 사는 양용길(66)씨는 "아침 산책길에 문 대통령을 이따금씩 보곤했다"며 "대통령은 물론이고 따님과 사모님 모두 인상이 너무 좋아 주민들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자주 산책을 즐겼다는 백련근린공원 입구에서 만난 주민들은 "우리 동네서 대통령이 나온 게 무척이나 자랑스럽다"며 "앞으로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이곳 백련산은 용이 틀어 앉은 상이라 이곳에 살면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이사오신 줄로 알고 있다"며 "손 잡으면 복이 온다고 해서 이른 아침부터 문 대통령과 악수하기 위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고 했다.
청와대 인근 주민들 역시 청와대의 새로운 주인을 열렬히 환영했다. 이날 오후 1시를 살짝 넘긴 시각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정문 앞에 도착하자 그를 기다리던 인근 주민 200여명은 일제히 환호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차에서 내려 꽃다발을 받은 뒤 길게 늘어선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밝은 표정의 시민들은 문 대통령에게 직접 "환영한다", "잘 부탁드린다", "공정한 나라를 만들어 달라" 등의 인사를 전했다.
이날 인터넷에선 문 대통령측이 당선되면 입양하겠다 밝힌 유기견 '토리'가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문 대통령 대선캠프는 지난 5일 "유기견 '토리'를 퍼스트 도그로 입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동물단체 동물자유연대, 카라, 케어 등은 지난달부터 '유기견을 대한민국 퍼스트 도그로!'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검은 개 '토리', 진도믹스(진돗개 혼혈) '복남이
퍼스트 도그는 청와대나 백악관 등에서 대통령 가족과 함께 사는 반려견으로, 언론의 조명을 받으며 한 나라의 상징적 동물 구실을 한다.
[연규욱 기자 /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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