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 전광판이라고 보신 적 있으십니까?
미세먼지와 황사, 지진 등 재난·재해가 발생했을 때 국민에게 신속하게 알려 피해를 줄이자는 취지로 정부와 지자체에서 설치한 건데요.
있다는 걸 아는 분도 적지만, 봐도 도움이 안 됩니다.
엉뚱한 정보만 나가고 있거든요.
강세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충남 공주에 설치된 재해 전광판입니다.
미세먼지로 하늘이 뿌옇지만, 재해와 전혀 관련없는 문구만 나옵니다.
▶ 스탠딩 : 강세훈 / 기자
- "현재 중부지방은 미세먼지 농도가 80마이크로그램을 초과한 나쁨 수준입니다. 하지만, 재해 전광판에는 미세먼지 정보가 단 한 번도 송출되지 않았습니다."
엉터리 정보가 제공되는 곳도 있습니다.
이 전광판은 날씨 정보가 나오긴 하지만, 전혀 맞지가 않습니다.
기온은 무려 6도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 인터뷰 : 기상청 관계자
- "군산 날씨는 흐리고, 현재 기온은 18.8도입니다."
문자는 물론 동영상 기능을 갖춘 재해 전광판도 있습니다.
하지만, 재해와 관련된 영상 대신 지역 축제가 홍보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전북 진안군청 관계자
- "(재난이 없을 때도) 재난 대비 관련된 이미지와 영상을 송출하는 게 맞죠."
인근에서 지진 발생이 잦은 대구시는 재해 전광판이 단 한 개뿐입니다.
그나마도 황당하게 시내가 아닌 산속에 있습니다.
▶ 인터뷰 : 조영호 / 대구 두류동
- "(설치 장소가) 안 맞다고 봅니다. 사람이 적은 곳이 효과가 있겠어요?"
전국에 설치한 재해 전광판은 480여 개.
설치하는데만 수백억 원이 투입됐지만, 제구실을 못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세훈입니다.
영상취재 : 조계홍, 백재민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