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한밤중 기습배치'에 마을노인 부상…安 "국내법 절차도 어겨 유감"
↑ 사드 배치/사진=연합뉴스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측은 26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장비 기습배치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 국내법 절차를 지켜 일정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손금주 수석 대변인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사드 배치는 한미 정부 간 합의에 따라 국내법 절차를 준수하고 일정대로 진행돼야 한다"면서 "환경영향평가 실시도 하기 전에 한밤중 기습배치라니 유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손 대변인은 특히 "사드장비 반입 과정에서 주민들의 반대와 물리적 충돌이 발생한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부상을 당하거나 실신한 분들도 있다 하니 걱정이다. 부상이 아니시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군의 존재목적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며 "사드배치가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것인 만큼 더더욱이나 절차에 따라 의견조율 등을 거쳐 주민들과 충돌이 없도록 세심하게 살폈어야 했다. 국방부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습니다.
주한미군은 이날 0시부터 4시간여 만에 성주골프장에 사드 발사대 2~3기, 사격통제레이더, 교전통제소 등 핵심장비 대부분을 반입했고 곧 시험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당일 0시께 경력 8천여명을 동원해 소성리 마을회관 앞 성주골프장으로 통하는 곳을 모두 통제했습니다.
그러나 또 한밤 중 기습 사드 배치 소식을 들은 성주주민 등 200여명도 성주골프장 입구인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 모여들어 경찰과 대치했습니다.
↑ 사드 배치/사진=연합뉴스 |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원회는 경찰 방어망을 뚫는 과정에서 노인 등 12명이 갈비뼈·손목 골절 등 상처를 입었다고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박희주(김천시의원)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이 경찰에 연행됐습니다.
한 주민은 "방패를 든 경찰이 사드 장비 반입에 항의하는 주민들을 강하게 밀어 부상자가 발생했다"며 항의했습니다.
당일 부상을 입은 주민은 대부분이 마을 노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상황이 종료됨에 따라 오전 7시 48분께 철수했습니다.
주민 등은 오전 9시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사드배치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 사드배치 철회" 등을 요구했습니다.
이들은 "국방부가 국회, 주민 동의를 무시하고 사드배치를 강행했다"며 "어느 나라 국방부인지 모르겠다. 사드배치를 끝까지 막아내겠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국방부는 성주골프장을 미국 측에 공여하는 협의가 종료되면 환경영향평가와 시설공사 등을 거쳐 사드 장비가 배치될 것이란 뜻을 밝혔지만 그간의 발표는 무시한 채 전격적인 배치를 시작했습니다.
국방부도 이날 공식 입장자료를 통해 앞으로 환경영향평가와 시설공사 등 관련 절차를 정상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환경영향평가와 시설공사 등 관련 절차는 앞으로도 정상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우리 군은 연내에 사드체계의 완전한 작전운용 능력을 구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입니다.
국방부의 이런 해명은 사드 장비 전격 배치에 따른 부정적인 여론을 되돌리기에는 충분치 않아 보입니다.
이에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따라 조기에 작전운용 능력을 갖추도록 신속한 배치가 필요했다는 군의 주장이 좀 더 설득력을 얻으려면 환경영향평가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하면서 배치 작업이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더욱이 주민들이 잠든 새벽에 핵심장비를 배치한 것은 그간 반대 입장을 보여온 인근 주민 여론을 더욱 악화시키고, 또 다른 논란을
국방부는 지난 2004년 8월 자이툰부대를 이라크 아르빌에 파병할 때도 서울공항에서 병력을 새벽에 몰래 출국시켰다가 뭇매를 맞은 적이 있습니다.
지난달 이뤄진 첫 사드 배치 또한 한밤중 기습적으로 전개작업이 진행돼 논란이 됐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