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2)이 7일 '뇌물공여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롯데는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과 최순실씨(61·구속기소)가 공동 운영한 미르·K스포츠재단에 면세점 재허가 등 청탁을 대가로 115억원(반환된 75억원 포함)을 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신 회장은 이날 오전9시14분께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그는 '면세점 청탁을 위해 출연금을 냈나''청와대에서 뭐라고 협박했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오늘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답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신 회장의 피의자 전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신 회장이 재단 출연을 대가로 박 전 대통령에게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을 재허가해달라"고 '부정한 청탁'을 했는지 조사했다. 해당 면세점은 2015년 11월 특허심사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신 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한 직후인 이듬해 4월 정부가 대기업 3곳에 추가로 면세점을 내주기로 하면서 다시 특허권을 찾아왔다. 롯데 측은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 이전인 작년 3월 초부터 신규 면세점 추가 승인 가능성이 언론에 거론된 만큼 이는 독대의 결과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롯데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총 45억원을 출연했다. 작년 3월 신 회장이 박 전 대통령을 독대한 뒤 롯데는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추가 출연했다. 이후 '롯데 경영비리'를 수사하던 검찰이 회사를 압수수색하기 직전 이를 돌려받았다.
지난해 '검찰 특본 1기'는 두 재단에 출연한 16개 기업이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직권남용·강요에 의한 피해자라고 판단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중 삼성에 대해 집중 조사한 결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구속기소) 등을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했다. 이에 '검찰 특본 2기'는 삼성 외 SK, 롯데 등 나머지 대기업에 대해서도 재단 출연이 단순 갈취가 아닌 대가성 뇌물인지 수사해왔다.
검찰은 이날 새벽 조사를 마친 우병우 전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50·사법연수원 19기)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할지 검토하고 있다. 전날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우 전 수석은 약 16시간 45분만인 이날 오전 2시40분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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