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공무원들과 지역상인들은 지난 1일 시작된 지역 최대 축제 진해군항제를 준비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지난해 군항제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22만명 중 70%가 중국인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중국당국이 사드보복조치의 일환으로 한국 단체관광을 사실상 전면 금지하면서 그 공백을 메우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지난주말부터 축제가 열리자 히잡을 쓴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인을 비롯해 일본·대만 관광객들이 '벚꽃 화관'을 쓰고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중국 '유커' 없이도 국내 관광산업이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것을 어느정도 보여준 셈이다. 창원시 관계자는 "지난해말부터 대만을 찾아 군항제를 홍보하고, 3월에는 일본을 찾아 적극적으로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며 "이번 군항제를 하면서 베트남·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여행사 관계자들도 대거 초청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사드보복 조치로 인해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한국여행이 '뚝' 끊긴 가운데서도 올해 1분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소폭 증가세를 유지했다. 유커가 대거 빠진 빈자리를 일본 동남아 등 비중국계 관광객들이 그나마 메워준 덕분이다.
5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1~3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총 372만명으로 전년동기대비 3.2% 증가했다고 밝혔다. '유커'라 불리는 중국 단체관광객이 감소한 반면 일본 동남아 중동 관광객들은 거꾸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한달간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37만2000명으로 전년대비 39.4%나 감소했다. 1분기 전체를 보더라도 중국인관광객은 전년대비 9.1% 줄어든 153명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엔고와 자국 경기회복 덕분에 일본 관광객들이 증가세로 돌아선데 이어 올 1분기에도 21.5% 증가했다. 또 중국의 장기적 대체시장으로 꼽히는 아시아·중동 관광객도 12.7% 늘어났다. 특히 그동안 불모지에 가까웠던 동남아 관광객 시장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수도권 대표 외국인 관광지 중 하나인 용인 에버랜드에는 중국 관광객 발길이 줄었지만 동남아 관광객들이 사드보복 조치 전후를 비교할때 일 평균 800명에서 1000명으로 20% 수준 증가했다. 또다른 대표 관광지인 남이섬도시 평일 외국인 입장객 3500여명 중 대부분이 태국·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및 대만 홍콩 몽골 등 중국 이외 중화권 관광객들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아직 역부족이란 평가다.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가 본격화한 3월 한달만 놓고보면 전체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124만6000명(잠정치)으로 전년 동월대비 10
[손일선 기자 /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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