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들으셨듯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치소 생활이 시작됐습니다.
청와대와 구치소. 그야말로 극과 극의 환경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뉴스추적 추성남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추 기자! 박 전 대통령이 사용하는 독방은 일반 독방보다도 조금 크다고 하는데, 특별대우라는 논란이 제기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 기자 】
박 전 대통령이 있는 독방은 약 10㎡, 3평 정도 됩니다.
일반 독방 크기가 2평이 조금 안 되니까 특별대우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데요.
제가 과거 구속된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의 사례를 한 번 찾아봤습니다.
1995년 11월 구속된 노태우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서 6.6평 규모의 독방에서 생활했습니다.
접견실과 화장실 등이 있고, 일반 수감자와는 완전히 분리된 별채의 형식이었습니다.
한 달 뒤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구속되자 안양교도소는 노 전 대통령과 비슷한 크기의 독방과 접견실, 화장실을 마련했습니다.
두 전직 대통령과 비교해보면 박 전 대통령이 현재 사용하는 독방은 특별대우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해 보입니다.
【 질문 2 】
박 전 대통령이 독방에 들어가기 전 펑펑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던데요.
【 기자 】
만약 넓은 대저택에서 생활하다 하루아침에 고시원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박 전 대통령의 눈물은 그런 의미로 생각하면 될 것 같은데요.
교도관들이 진정을 시켜서 방으로 들여보냈다고 합니다.
박 전 대통령은 오늘 아침 7시에 일어나 식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침 메뉴는 식빵과 치즈였고, 점심과 저녁은 김치찌개와 순두부 국이었습니다.
구치소에서는 외부 음식을 들여올 수가 없지만, 하루에 2만 원내에서 살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고추장과 참기름, 소시지, 참치 등인데, 대부분 밥과 같이 먹어야 하는 양념이나 반찬 종류이고, 컵라면과 닭고기 정도만 간식용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 한 끼에 1천440원짜리 밥을 먹지 않고서는 생활하기가 어렵다고 봐야겠죠.
【 질문 3 】
항상 올림머리를 고수해온 박 전 대통령의 머리 손질은 어떻게 되나요?
구치소에서는 별도의 운동시간도 있다고 하던데요.
【 기자 】
올림머리가 아닌, 내림머리를 해야 합니다.
구치소에서는 한 달에 한 번, 미용 기술이 있는 재소자나 자원봉사자에게 머리 손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커트 등 간단한 미용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염색이나 파마는 할 수 없습니다.
구치소에서는 일요일 등 공휴일을 제외하고 30분에서 1시간 정도의 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폭력범 같은 특이수용자는 혼자 운동을 시킵니다.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은 폭렴범은 아니지만, 관심대상자인 특이수용자로 분류돼 감독자 1명과 운동근무자 2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나 홀로 운동을 해야 해서 서로 만날 수는 없습니다.
【 질문 4 】
추 기자! 박 전 대통령의 수인번호가 나왔죠?
그런데 최순실의 수의에 붙은 번호를 보니까 숫자 외에 글자도 보이던데요, 혹시 어떤 의미가 있나요?
【 기자 】
최순실을 예로 들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오른쪽 가슴에 붙은 표는 배정받은 장소를 의미합니다.
최순실은 '1상XX'라고 적혀 있는데, 첫 번째 숫자인 1은 수감 중인 동수, 두 번째 글자 '상'은 수감 중인 동의 층을 의미합니다.
상은 3층을, 중과 하는 2층과 1층을 말하는 거겠죠.
마지막으로 두 자리 숫자는 호실을 의미해서 정확하게 표기하지 않았습니다.
박 전 대통령도 현재 수감 중인 동과 층, 호수에 따라서 번호를 부여받게 됩니다.
왼쪽 가슴에 붙은 표는 수용자 번호표입니다.
최순실은 노란색 바탕에 '서울㉯628'이라고 적힌 표를 붙였는데, 서울은 서울구치소를, ㉯는 공범이 있다는 표시, 628은 수인번호입니다.
㉯는 단순히 부여한 것인데, 다른 범죄를 저지른 공범은 ㉮, 또 다른 범죄의 공범은 ㉰를 부여받는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또, 노란색은 강력범죄자 표시로, 최 씨는 '관심 수용자'로 분류돼 노란색 표를 단 겁니다.
최순실은 세월호를 추모하는 의미의 노란색을 참 싫어한 것으로 알려졌죠.
이를 토대로 박 전 대통령의 수인번호를 추정해보면 노란색 표에 '서울㉯503'이 되는 거죠.
구치소 내에서는 공범이 같이 있는 것이 적발되면 교도관들이 징계를 받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가 표시된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이 한 공간에 있을 확률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 앵커멘트 】
구치소 생활을 하게 된 세 번째 대통령인데,
더는 구치소 생활을 하는 대통령이 나오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추성남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