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 수습생들입니다.
편의점·주유소 등 대부분 최저시급을 받는 알바생들에게 3개월은 수습기간이라며, 최저임금조차 주지 않는 거죠.
1년 이상 계약한 근로자는 3개월 미만의 수습기간을 둘 수 있고 수습 기간 중엔 최저임금의 90%만 지급해도 된다는 최저임금법 때문입니다.
이런 말 들으면 참 부러운 직업이 있죠. 바로 공무원들입니다.
그래서인지 지난해 국가직 7·9급 시험에 지원한 '공시족', 공무원 시험 준비생은 29만 명이나 됐습니다. 지방직 응시자와 아직 준비 중인 사람까지 합하면 85만 명, 한 중소도시에 사는 사람 모두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거나 마찬가집니다.
이들 중 합격자는 5천여 명, 전체 2%도 채 안됩니다. 그 어렵다는 대기업 합격보다 힘든데도 공시족이 해마다 느는 이유, 그렇습니다. 그나마 공무원 시험은 '공평하다'고 생각을 하는 겁니다.
안정된 직업과 공무원 연금으로 인한 노후보장도 좋지만, 법을 악용해 저렇게 최저시급도 못 받는 공무원은 없으니까요. 그리고 취업 과정도 공정할 거라고 보는 겁니다.
학벌·학력에 대한 차별이 없고, 인맥을 활용하지 않더라도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기회. 그리고 성적에 따라 채용되는,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일부 부모 잘 둬서 응시자 수가 채용 인원과 같아서 응시만 하면 합격을 하는 자리도 있겠지만, 이런 특이한 경우는 제쳐두고라도 지난해 9급 공무원 합격자 중 절반 이상은 서울 소재 대학 졸업자였습니다. 5년 전만 해도 지방대 졸업자가 훨씬 많았지만, 역전된 거죠.
자릿수는 정해져있고 사람은 몰리니 결국은 좀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좀 더 다양한 교육을 받은 서울 지역 학생들이 유리해진겁니다.
공시족 내에서도 이젠 '돈빨·학원빨·부모빨이 없으면 합격하기 힘들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이유입니다.
공정함에 대한 기대가 오히려 더 큰 불공정을 낳은 상황, 지금도 수많은 인재들이 공정한 기회에 대한 기대를 안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을텐데, 이 답답한 현실은 누가 책임져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