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소방관이 현장에 투입돼 구조 활동을 벌였죠. 하지만 좀처럼 불길은 잡히지 않았고 결국, 건물이 무너져 6명의 소방관이 숨졌습니다.
그런데, 깜짝 놀랄 만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무너진 건물에서 발견된 6명의 소방관이 입고 있던 옷이 불을 막아주는 '방화복'이 아닌 '방수복'이었던 겁니다.
그리고 16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요?
소방관들의 말을 빌리자면, 좀 나아지긴 했습니다.
인원 부족은 말할 것도 없고, 장갑이나 랜턴·안전화 같은 기본적인 안전 장비도 부족해 정 필요하면, 자비로 사는 게 관행이라고 하네요. 심지어 공기 호흡기 1개를 3명이 돌려쓰기도 합니다.
혹시, 살기 위해 술을 마신다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지금 소방 공무원 10명 중 1명은 우울증을 겪고 있습니다. 마땅히 치료 받을 곳도 없고, 지원도 없으니 계속 소방관 일을 하려면 술이라도 마셔야 다시 현장으로 뛰어들 수 있는 겁니다. 그러다보니 5명 중 1명은 알코올성 장애를 겪고 있죠.
결국, 16년 전과 달라진 건 거의 없습니다. 국가를 대신해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데도 말이지요.
이 분들만이 아닙니다. 국가를 대신해, 세월호 희생자들의 시신을 수습한 25명의 민간 잠수사들도 마찬가집니다.
신체적·정신적 치료 지원은 끊긴지 이미 오래…. 사망보상금은 턱없이 부족해 가장을 잃은 가족들은 비닐하우스에 살고 있고, 심지어 숨진 잠수사에 대한 책임을 다른 잠수사에게 돌려 국가가 소송을 제기한, 기가 막힌 일도 있었죠.
근로계약을 맺지 않아 이들에 대해 산재 처리가 불가능하고, 돈을 받았기 때문에 의사상자도 아니라는건데, 그래선 안 되겠지만 만일 세월호 같은 사고가 또 일어난다면 국가를 대신해 바다로 뛰어들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요.
9·11 테러 후 미국은 피해자는 물론 유가족과 구조대, 목격자와 잔여물 청소부까지 치료와 보상을 해주는 법을 만들었습니다. '의인에 대한 예우는 당연한것'이라고 말이죠.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걸 대신한 의인들에게, 고생하고 있는 소방관들에게, 합당한 예우와 지원을 해주는 건 국가가 해야할 너무도 당연한 의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