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지기 친구 끈으로 묶고 칼로 찔러 고문·방화까지…"말다툼에 화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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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경기 시흥의 한 원룸에서 십년지기 친구를 살해한 뒤 시신에 불까지 지른 30대 여성이 살인 행각 전 피해 여성을 고문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28일 경찰이 살인 피의자 이모(38·여)씨 행적을 조사한 결과, 이씨는 지난 19일 오전 1시 55분께 친구 A(38·여)씨를 만나 A씨의 원룸으로 향했습니다.
둘은 10년 전부터 동갑내기 친구로 지내왔으며, 이날은 이씨가 A씨에게서 빌린 200만원을 갚는 문제를 놓고 대화하기 위해 만났습니다.
원룸에서 소주와 닭발을 시켜 먹은 둘은 새벽까지 술잔을 기울인 뒤 잠자리에 들었고, 늦은 오후 일어나 해장으로 육개장을 시켜 먹었습니다.
평소와 같던 둘이 말싸움을 시작한 건 19일 오후 10시께인 것으로 추측됩니다.
A씨가 200만원 빚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고, 서로 상처 주는 말이 몇 차례 오간 뒤 이씨는 다음날인 20일 오전 5시께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습니다.
경찰에서 이씨는 "무시하는 듯한 말에 화가 나 우발적으로 살해했다"라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이씨가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으며, A씨를 살해하기 전 고문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씨는 A씨 명의의 대출을 받기 위해 A씨를 끈으로 묶은 뒤 흉기로 찔러가며 휴대전화 잠금패턴과 신용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냈습니다.
A씨 시신에서 무려 40여차례의 흉기 상흔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경찰은 이씨가 A씨로부터 대출에 필요한 개인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수십 차례 흉기를 휘두르다가 20일 오전 5시께 목과 배에 치명상을 입혀 살해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경찰은 이씨가 A씨를 상대로 개인정보를 알아내던 중 원룸 현관문 비밀번호까지 물어본 것은 추후 다시 방문해 시신에 불을 질러 증거를 인멸하려는 계획까지 세웠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씨는 살인 범행 후 26일 새벽 원룸을 다시 찾아와 시신에 불을 놓고 달아났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우발적인 살인이라고 하기엔 흉기를 휘두른 횟수가 너무 많아 계획된 범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밝혔
이어 "통상 범인은 살인 범행 후 현장을 떠나면 그만인데, 이씨는 20일 새벽 A씨에게서 현관문 비밀번호를 알아놓은 점으로 미뤄 나중에 현장에 다시 올 것까지 계획한 거로 보인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경찰은 오늘 중 이씨에 대해 살인 및 방화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