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여성, 비흡연 여성보다 혈액 내 독성물질 3배 높아"

담배를 피우는 여성의 혈액 내 '잔류성유기오염물질' 농도가 담배를 피우지 않는 여성보다 최대 3배 이상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여성 흡연자가 남성 흡연자보다 잔류성유기오염물질 배출이 늦다는 것이다.
지선하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은 21∼73세의 건강한 성인 401명(남 232명, 여 169명)을 흡연자(190명)와 비흡연자(211명)로 나눠 혈청 내 잔류성유기오염물질 농도를 측정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잔류성유기오염물질은 다이옥신, 폴리염화바이페닐, 디디티, 과불화화합물을 비롯한 독성물질 26종을 말한다. 이들 유해물질은 동식물에 축적돼 면역체계 교란, 중추신경계 손상, 암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의 혈액을 채취해 폴리염화바이페닐과 디디티 잔류농도를 측정했다. 폴리염화바이페닐은 다양한 산업에서 오랫동안 사용된 물질로 세계보건기구 국제암연구소는 이를 1급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현재는 세계 각국에서 취급이 금지된 물질이다. 여성 흡연자는 여성 비흡연자보다 폴리염화바이페닐 농도가 최소 2.7배에서 최대 3.5배까지 높았다. 디디티 농도도 여성 흡연자가 여성 비흡연자의 3.2배에 달했다.
분석 결과를 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흡연과 잔류성유기오염물질 간 상관관계가 컸다. 남성 흡연자는 남성 비흡연자보다 다이옥신류로 분류되는 다이옥신류로 분류되는 물질의 농도가 2.3배에 높았지만 다른 성분들은 여성 흡연자와 비흡연자 사이에서 보인 차이에 미치지 않았다.
연구팀은 "여성이 남성보다 체내 대사 능력이 떨어져 독성물질을 체외로 배출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이 연구는 식약처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으며, 국제학술지 '역학저널'(Journal of Epidemi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디지털뉴스국 배동미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