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역사에 커다란 변화를 줄 운명의 순간이 15시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3가지 카드, '각하'냐, '기각'이냐, '인용'이냐.
지난해 12월 9일,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대한민국은 말 그대로 둘로 쪼개졌습니다. '탄핵이 돼야 한다', '아니, 그래선 안 된다'를 두고 촛불을 든 손과 태극기를 든 손으로 말이죠.
수많은 외세의 침입에도, 광복이나 월드컵 같은 잔치에도 모두 함께 애환과 기쁨을 나누던 우리가 늘 똑같이 품었던 그 애국심마저 지금은 둘로 나뉜겁니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부럽다'는 외국인들의 칭찬, 최초의 현직 장관 구속, 문화계 블랙리스트 실체 확인 등 이런 나름의 성과도 있긴 합니다만 '탄핵이 기각되면 의원직을 집단 사퇴하겠다', '탄핵이 인용되면 목숨을 내놓겠다', '절차상 문제가 있는 헌재의 심판은 원천무효다'
시간이 갈수록, 아니 앞으로도 분열과 대립이 상존할 게 뻔하기에 지금 상황은 국정농단보다 더한 혼란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진 쪽으로 봐서는 승복하는 쪽으로 마음가짐을 돌려야 하고, 이긴 쪽에서는 여러가지 상황을 평화롭게 진정시키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 김원기 /전 국회의장
'나라이되 나라가 아니다'
임진왜란 직전, 율곡 이이가 다가올 전쟁을 걱정하며 한탄한 말입니다. 온 나라가 폐허가 된 수모의 역사 뒤엔 분열이 있었음을 우린 잘 알고 있지요.
'승복은 법치의 기본이다'
내일은 승자와 패자를 가리는 날이 아닙니다. 우리 후손들에게 길이길이 남을 '위대한 승복'의 날, '아름다운 인정'의 날이 되어야 하는 거죠.
'모든 것을 진영 논리에 따라서 반대하고 찬성하고 이런 길로 가지 말고, 우리가 지금 국가적으로 어떤 위기에 처해있느냐 하는 문제부터 생각하고 나가자'
- 이종찬 / 전 국정원장
'판결이 나오면 당연히 승복해야됩니다. 향후 바꿔야 할 것이 있다면 개혁을 하는데 국민들 힘을 모으는 것이 정말 성숙한 국민의 자세가 아닌가 싶습니다'
- 이필상 / 서울대 경제학부 겸임교수
수백만 명이 모여 서로의 주장을 두고 싸웠어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던 지난 90일의 기억처럼, 내일은 깨끗한 승복으로 그 마침표를 찍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