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대 은퇴자 2명중 1명은 독립하지 못한 '캥거루' 자녀 때문에 평균 1억3000만원에 달하는 자금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인자녀 양육을 포함해 중대질병, 황혼이혼, 금융사기, 창업실패 등 5대 은퇴 위험을 하나라도 겪은 은퇴자들은 평균 8000만원이 넘는 손실을 떠안았다.
9일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내놓은 '5060 은퇴리스크 매트릭스' 보고서에 따르면 50~60대 은퇴자 1044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에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1.8%가 성인자녀의 생활비를 부담하고 있고, 16.2%는 용돈까지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자 2명 중 한 명이 캥거루족인 셈이다.
성인자녀의 결혼과 주택마련,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사용하는 비용만 평균 1억2852만원에 달했다. 은퇴자들은 가계생활비 중 19.9%를 자녀에게 사용한 셈이다.
응답자의 4명 중 1명(23.7%)이 본인 또는 배우자의 중대질병(암·뇌혈관·심혈관질환)으로 고생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중대질병으로 인한 자산손실은 평균 2340만원이며, 이후 생활비를 20.9% 줄여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은퇴자 10명 중 3명(28.8%)은 창업실패를 한 경험이 있으며, 이에 따른 자산 손실 규모는 평균 7023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사기에 노출된 비율은 19%에 이르지만, 실제 피해를 본 응답자 비율은 6.2%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다만 피해자별 평균 피해액은 1억1834만원으로, 이들은 결국 생활비를 27.8% 줄여야했다.
5대 은퇴위험 중 한가지 이상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은퇴자는 전체의 74.2%에 달했다. 이들은 은퇴위험으로 평균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소장은 "창업의 경우 실패 확률이 높고 경제적 영향도 커 무리하지 말고 소규모 투자로 위험을 분산해야 한다"며 "같이 사는 성인자녀의 생활비와 결혼자금에 대한 대책도 미리 세워 경제적 충격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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