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7일 현 정국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주최 행사에서 "내가 개도국 모든 지도자들에게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면서 "그런데 이런 것이 내 조국에서 일어난 데 대해 많은 사람들이 '당신 나라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거냐'고 물어보면 답변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내가 떠난) 10년 사이에 이념대립이 훨씬 심화되고 계층 간, 세대 간의 분열 등 최소 4가지 문제가 대한민국 국민들을 4개의 진영으로 갈라놓았다"며 안타까워 했다.
또 "이 좁은 땅 덩어리에서 사람들이 이리 갈리고 저리 갈리고, 눈에서 미워하는 빛이 번쩍번쩍 나는 걸 20여일 사이에 느꼈다"고 대선 행보 동안 느꼈던 심정을 언급하기도 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에 대해서는 한국이 당당히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요즘 많은 국민들이 걱정하고 외교당국이 걱정하는 게 사드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것"이라며 "중국의 압력이 전에는 약간 무형적이더니 완전히 노골적으로 나오는데 제가 담당할 일은 아니지만 이런 문제에 대해 우리는 정정당당하게 소신을 갖고 해야 한다"고 강조
또 "중국은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자기들의 여러 정치적인 의지를 대외적으로 내놓고 있다. G2(주요 2개국)으로 넘어가며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며 "우리가 겪는 사드를 중심으로 한 중국의 노골적 압력, 이런 것을 우리가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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