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이재용 부회장 구속 탓?…'미술계 큰 손' 홍라희 삼성미술관장 사퇴

아들 이재용 부회장 구속 탓?…'미술계 큰 손' 홍라희 삼성미술관장 사퇴

↑ 홍라희 삼성미술관장 사퇴/사진=MBN

홍라희(72) 삼성미술관 관장이 6일 일신상의 이유로 삼성미술관 리움과 호암미술관 관장직을 사퇴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홍관장은 수년간 미술계에서 큰 영향력을 끼쳐온 미술계 '큰 손'입니다. 그런 홍관장이 두 미술관 관장직을 사퇴한 이유로 아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이 결정적인 사유로 꼽힙니다. 이 부회장은 두 미술관을 운영 중인 삼성문화재단의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홍관장은 지난달 17일 이 부회장이 구속된 후로 "참담한 심정이다."라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다"고 주변인들에게 말해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남편 이건희 회장이 3년째 와병생활 중인 가운데, 아들 이 부회장까지 구속된 상황에서 관장직을 유지하는데 의미를 찾지 못하다다는 관측도 흘러나옵니다.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의 장녀인 홍관장은 1967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결혼해 슬하에 삼남매를 뒀습니다. 바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입니다.

경기여고, 서울대 응용미술학과를 나온 그는 어렸을적부터 미술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의 취미를 그는 해방이후부터 미술품을 모아온 시아버지 고(故)이병철 전 회장의 미술품 컬렉션을 지켜봐오기도 했습니다. 1995년부터는 경기도 용인의 호암미술관 관장이 됐습니다.

2004년에는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삼성미술관 '리움'을 개관해 근현대와 고미술을 아우르는 사립미술관 관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세계적인 명작을 모으는 컬렉터로서 미술계에 활동을 시작해왔습니다.

오랜 세월 미술관을 운영해온 홍관장은 몇차례 논란과 의혹의 중심에 선 적도 있었습니다.

2008년 삼성비자금 사건으로 비자금을 이용해 수백억원대 고가 미술품을 구입한 의혹으로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기도 했으며 리움 관장을 잠시 물러나기도 했습니다. 당시 남편 이건희 회장 또한 삼성 그룹 회장을 퇴진한 상태였습니다. 이후 2년 9개월 뒤인 2011년 3월 리움 관장 복귀했습니다.

홍관장은 2015년 5월 아들 이 부회장이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에 취임하고, 그해 7월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통합 삼성물산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미술관 운영에만 전념하는 듯했습니다.

복귀 6년 만에 홍 관장이 돌연 사퇴를 선언하면서 리움 미술관의 후임은 아직 미정인 상태입니다. 후임이 선임되기전까진 당분간 홍관장의 동생인 홍라영 총괄부관장체제로 삼성미술관이 운영될 것으로 보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