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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차 촛불집회가 열린 4일 광화문 광장에서 한 시민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이 붙어 있는 `복싱미트`를 들고 있다. [사진=유준호 기자] |
이날 촛불집회 주최측인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박근혜 없는 3월, 그래야 봄이다'를 주제로 19차 촛불집회를 열었다. 6시부터 시작된 본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대통령의 탄핵과 특검연장을 요구하며 촛불을 들었다.
헌재의 탄핵 심판이 이르면 내주 이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이날 집회가 대통령 탄핵 선고 전 마지막 주말집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마지막 집회가 될 수 있는 이날 집회에 참여하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본 집회가 시작되자 광화문역 인근 대로변까지도 촛불집회에 참가하는 사람들로 메워졌다.
경찰은 이날 199개 중대 15900여명의 경력을 배치해 안전한 집회 관리에 집중했다.
촛불집회에 앞서 이날 오후 2시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16차 태극기 집회에도 많은 인파(주최측 주장 500만명)가 모였지만, 우려됐던 촛불집회 참가자들과의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촛불집회 본집회가 시작되자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촛불소등과 레드카드 퍼포먼스, 탄핵인용을 위한 공동결의문 낭독 등이 진행됐다.
이날 집회에서는 시민들의 다양한 퍼포먼스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특히 광화문 광장 한 켠에서 진행된 '촛불집회 하야펀치'에 참가자들이 발걸음을 멈췄다. 시민들이 권투글러브를 끼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최순실(61·구속기소) 등 얼굴을 그려 넣은 복싱미트를 때리는 행사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분노한 시민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한 행사다.
이날 광화문 광장에서는 대통령 탄핵 구호와 함께 '사드배치 반대'를 외치는 시민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시민단체인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은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고 경제를 막는 사드배치 국민의 힘으로 촛불의 힘으로 막아낼수 있습니다"라며 '사드배치 철회' 서명운동을 전개했다.
이 시민단체 관계자는 "집회 때마다 서명을 받고 있는데 집회 참석하는 사람들의 관심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분위기"라며 "오늘 준비해온 홍보물 4000여장이 한시간 반만에 동이 났다"고 말했다.
서명에 참여한 김진아 씨(44)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힘의 줄다리기에서 왜 우리 국민이 불안감을 느껴야 하는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중국의 한국 관광조치 처럼 실제로 불이익이 우리 국민이 피부로 느낄 만큼 다가온 만큼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사드배치 결정에 대한 재고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수 피켓을 만들어 사드배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시민도 다수 목격됐다.
강기복 씨(44·서울 상봉동)는 "사드배치는 안보라는 핑계를 대고 있지만 결국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고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는 도구일뿐"이라며 "대화로 남북관계를 다시 풀어가야 한다는 생각에 피켓을 만들어 나오게 됐다"
6·25를 직접 몸으로 체험했다는 임운택 씨(71)도 "중국이 북한을 시켜 도발이라도 하면 또다시 6·25의 재발"이라며 "사드배치 결정 이후 오랫동안 품어왔던 생각인데 시국이 어지러워 자제하다가 오늘에야 이렇게 피켓을 들고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유준호 기자 /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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