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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사드 때문에 기분이 나쁩니다. 한국에는 다시 오지 않을 것입니다."
3일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본점에서 만난 33세 여성 중국인 관광객(유커) 두 명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왔다는 이 여성 여행객들은 이번 여행이 네 번째 방문일만큼 한국 여행을 즐겼지만 사드 배치 결정을 알게 된 이상 이제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들은 "평소 '설화수'나 '후' 같은 한국 화장품이 너무 좋아서 한국에서 쇼핑을 많이 해 갔다"며 "이번에 한국 오고 나서야 사드 배치 결정 사실과 중국 정부의 관광 금지조치를 알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이어 "중국에서도 한국 화장품은 다시는 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항저우(杭州)에서 왔다는 26세 여성 여행객 두 명도 "사드 너무 싫다"며 비슷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들은 "사드 배치 계획을 알고서도 이미 그 전에 예약해둔 항공권 등을 취소할 수 없어 왔다"며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이어 "사드가 아니라면 한국을 좋아한다"며 "쇼핑하기에도 좋고 한국 사람들의 패션도 좋다"고 전했습니다.
이날 면세점은 전날 전해진 중국 국가여유국의 한국 관광 금지조치에도 쇼핑을 즐기는 중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였습니다.
인기 화장품 매장 앞에는 줄을 길게 서 있었고 캐리어를 끌고 구입 목록에 체크해가며 물건을 사러 다니는 중국인들도 여전히 눈에 띄었습니다.
일본인 관광객들도 많았지만 손님들은 대부분 중국어로 얘기하며 지나갔고 안내방송도 중국어로 나왔습니다.
실제로 일부 중국인 관광객들의 격앙된 반응과는 다르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비교적 신중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정저우(鄭州)에서 왔다는 30세 여성은 "중국 정부의 관광 금지 조치는 아직 중국 언론에서는 제대로 보도되지 않아 자세히는 모르지만 사드 배치 결정은 알고도 한국에 왔다"며 "아직 사드가 실제로 배치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고 말했습니다.
이 여성은 "한국은 다섯 번째 방문인데, 롯데면세점이 좋아서 한국에 올 때마다 찾아 온다"며 "그러나 롯데가 부지를 제공하는 것도 알기 때문에 실제 배치되면 롯데 면세점에도 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이어 "사드가 우리나라 국민의 안전에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허베이성(河北省)에 산다는 30세 여성은 "정부의 여행 금지 조치와 사드 배치 결정 모두 알지만 국가 차원의 일이고 개인이 크게 영향을 받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사드 배치는 안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에서 대학원을 다닌다는 중국인 남성 유학생(26)은 "같이 공부하는 중국인 유학생들이나 중국 현지에 가족과 지인 모두 사드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아예 사드
가방 매장 앞에서 만난 20대 중국 여성은 "중국 정부의 여행 금지 조치나 사드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없다"며 "쇼핑해야 한다"며 바쁘게 걸음을 옮겼습니다.
쑤저우(蘇州)에서 왔다는 20대 여성도 "사드가 뭔지 모른다"며 "한국에 쇼핑하고 놀려고 언니와 함께 왔다"며 자리를 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