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만 원만 주면 토익 점수를 900점까지 올려준다.'
마치 영어학원 광고 같죠?
이른바 취업이나 승진을 위해 높은 토익 점수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시험을 대신 쳐 준 남성이 붙잡혔는데, 합성한 신분증으로 시험감독관들을 완벽하게 속였습니다.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경찰이 한 남성의 차량 트렁크를 수색하다 검은색 봉지를 발견합니다.
"여기 있네! 신분증하고 다."
봉지에는 취업 준비생과 승진을 앞둔 회사원 등 무려 9명의 신분증이 들어 있었습니다.
대리시험 브로커 30살 김 모 씨에게 토익시험을 대신 쳐 달라고 보낸 신분증입니다.
▶ 인터뷰(☎) : 대리시험 의뢰인
- "큰 회사들은 전부 다 토익 (점수를) 보니까, 700점 이상을 단기간에 올리려고…."
외국계 제약회사 직원인 김 씨는 실제 1명당 400만 원을 받고 대신 시험을 쳐 토익 시험 900점 이상을 받아줬습니다.
그런데 3년 동안 단 한 번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의뢰자와 자신의 사진을 합성한 신분증으로 감독관들을 감쪽같이 속인 겁니다.
실제로 김 씨가 쓴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경찰관 2명의 얼굴을 합성했더니 놀랍게도 두 사람 모두 닮은꼴 얼굴이 나왔습니다.
특히 김 씨는 의심을 피하려고 여러 번 시험을 쳐 점수를 조금씩 올려주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 인터뷰 : 김병수 /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장
- "(브로커는) 미국 유학을 다녀와서 카투사 복무를 마쳤기 때문에 의뢰자들이 의뢰하는 점수를 쉽게 맞춰줄 수 있는…."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경찰은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브로커 김 씨를 구속하고, 대리시험을 맡긴 의뢰자 20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MBN뉴스 박상호입니다. [ hachi@mbn.co.kr ]"
영상취재 : 최진백 VJ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