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 살 가까운 나이의 할머니가 그토록 그리던 중학교 졸업장을 받았습니다.
각자 사연은 달랐지만 만학도들의 열정은 한결같았습니다.
김순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어르신들이 흥겹게 노래를 따라 부릅니다.
한평생 꿈에 그리던 졸업장을 받을 생각에 웃음꽃이 절로 핍니다.
"몇 학년이에요."
"8학년 8반입니다."
중학교를 졸업한 88살 김순실 할머니는 1.4 후퇴 때 남편이 지뢰를 밟고 숨졌습니다.
홀로 두 아들을 키우며 생업에만 매달렸다가 뒤늦게 배우지 못한 한을 풀었습니다.
▶ 인터뷰 : 김순실 / 중학교 졸업생
- "배움에는 정년이 없다고 했어요. 그러니까 건강만 하면 대학에 갈 수 있으면 가겠어요."
결혼한 이주여성도 대학에 합격해 사회복지사가 되겠다는 목표에 한 발 더 가까이 섰습니다.
▶ 인터뷰 : 응우인티투이 / 고등학교 졸업생
- "베트남에서 공부를 못해 여기 와서 취업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저희 남편 그리고 아이에게도 고맙고 사랑한다고…."
나보다 동생들을 가르치려 중학교까지 그만둔 뒤 배움에 한이 맺히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김완숙 / 중학교 졸업생
- "못 배웠다는 것이 가슴에 절절했죠. 동생이 4명 있었는데 그때는 어렵다 보니까…."
올해는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5백여 명의 만학도들이 빛나는 졸업장을 받았습니다.
▶ 스탠딩 : 김순철 / 기자
- "한평생 배우지 못한 한을 딛고 손에 든 졸업장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삶의 버팀목이 됐습니다. MBN뉴스 김순철입니다. [liberty@mbn.co.kr]"
영상취재 : 변성중 기자
영상편집 : 이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