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이후 조금씩 나아지던 겨울철 대기상태가 미세먼지 악화로 또 나빠졌다. 미세먼지(PM-10) 연평균 농도는 지난해 ㎥당 48㎍(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으로 정부의 환경기준(50)에 육박해 2010년 이후 가장 높았다. 겨울철만으로는 '나쁨' 경보가 많았다.
새해 첫날부터 북서풍을 타고 국내로 유입된 중국발 미세먼지가 올 봄에도 황사와 맞물려 우리 건강을 위협하는 최대 악재로 손꼽힐 전망이다. 우리가 마시는 미세먼지의 평균 30~50%는 중국에서 옮겨온 것으로 추정되며 특히 겨울철 황사는 봄철 황사보다 황산암모늄과 같은 유해 중금속이 많이 섞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미세먼지는 지름이 약 70㎛인 머리카락의 30분의 1로 눈으로 볼 수 없는 크기다. 미세먼지(PM 10)와 초미세먼지(PM 2.5)는 1㎥ 공간 안에 24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양의 먼지가 있느냐에 따라 ▲좋음(파랑)= 0~30㎍/㎥(미세먼지 기준), 0~15(초미세먼지 기준) ▲보통(초록)= 31~80, 16~40 ▲약간 나쁨(노랑)= 81~120, 41~65 ▲나쁨(주황)=121~200, 66~150 ▲매우 나쁨(빨강)= 201~, 151~ 등으로 구분한다.
세계 각국은 개인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대기환경기준을 설정해 미세물질을 제한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의 환경기준을 15㎍/㎥ 이하에서 2012년 말 12㎍/㎥ 이하로 강화했다. 우리나라는 25 이하, 일본은 15, 유럽연합은 25, WHO는 10 이하다.
◆10㎛보다 작은 초미세먼지 폐·장·혈관까지 침투
몸 안에 이물질이 들어오면 점막의 점액과 섬모(실 같은 털)운동을 통해 걸러진다. 하지만 입자가 너무 작은 초미세먼지는 호흡기가 거의 걸러주지 못해 섬모 사이를 통과해 기관지를 지나 폐까지 도달, 폐포를 망가뜨린다.
초미세먼지는 아주 작은 탓에 폐·장·혈관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구멍으로 들어가거나 혈관을 막기도 하는데다가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계속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기관지나 폐에 쌓인 미세먼지는 코나 기도 점막에 자극을 줘 비염, 중이염, 후두염증, 기관지염, 천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 또 미세먼지의 독성물질이 모세혈관에 유입되어 혈액 점도가 증가하면 혈관을 수축시키고 심혈관에 영향을 주게 된다.
일본 초미세먼지 권위자인 이노우에 히로요시 교수(의학박사)는 "초미세먼지는 담배의 3대 유해물인 니코틴, 타르, 일산화탄소에 이어 제4의 해로운 물질"이며 "은밀한 살인자"라고 말한 바 있다. WHO(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013년 미세먼지를 대기오염과 함께 1등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흡연보다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
◆숯불요리 때도 초미세먼지 발생
미세먼지 농도가 100㎍/㎥ 증가하면 사망자가 4.4% 늘어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100㎍/㎥ 증가하면 호흡기질환 입원환자가 11% 늘어난다. 외출을 피할 수 없다면 반드시 황사마스크(황사와 미세먼지를 여과할 수 있는 필터 내장)나 안경, 선글라스를 착용해야 한다. 한번 사용한 황사마스크는 오염됐을 우려가 있으니 재
한국건강관리협회 관계자는 "외출에서 돌아오면 입안부터 헹구고 눈과 코를 깨끗이 씻는데 특히 눈은 약제가 들어 있는 세정제보다 흐르는 수돗물을 쓰는 게 좋다"며 "눈 세정제로 눈을 자주 씻으면 안구를 덮고 있는 뮤신이라는 점액마저 씻겨나가기 때문에 좋지 않다"고 조언했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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