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네로 만든 캡슐과 바짝 말린 도마뱀, 이런 걸 누가 먹나 싶으시죠?
관절이나 신경통에 특효라며 검증되지 않은 민간속설을 내세워 먹어선 안되는 파충류와 야생동물을 마치 건강식품처럼 팔아 온 업자들이 무더기로 붙잡혔습니다.
윤길환 기자입니다.
【 기자 】
제주도의 한 가정집 지하 창고.
한 남성이 정체불명의 갈색 가루를 알약 캡슐에 담습니다.
▶ 현장음 : 경찰 관계자
- "그냥 '콕콕콕'하면 (가루가) 들어가네요?"
- "네네 들어갑니다."
독성이 있는 말린 지네를 갈아 만든 분말인데, 관절 특효약으로 속여 팔았습니다.
마치 한약재인 양 이름도 모르는 풀까지 갈아 넣었습니다.
▶ 현장음 : 경찰 관계자
- "공업용 자재를 담는 봉투인데, 이 안에 이거 뭐에요?"
- "이건 풀 종류인데…."
이 정도는 약과입니다.
내장을 빼고 바짝 말린 도마뱀과 족제비는 신경통 약으로 둔갑했고, 진액 형태로도 시중에 유통됐습니다.
한 업자의 냉동 창고에는 약재로 쓰인 말 다리가 비위생적인 상태로 보관돼 있었습니다.
이런 혐오 식품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먹지 못하는 식품으로 규정한 것이지만, 민간요법으로 소문이 나면서 지난 2010년부터 가늠할 수 없을 만큼 팔려나갔습니다.
▶ 인터뷰 : 박재홍 / 부산 영도경찰서 지능팀장
- "(내용물) 표시 자체가 전혀 명시돼 있지 않고, 어떤 경로를 통해서 (들여)왔고, 또 유통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경찰은 유통업자 51살 김 모 씨 등 16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유통 경로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길환입니다. [ hachi@mbn.co.kr ]
영상취재 : 최진백 V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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