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
"언제까지 일본을 미워해야 하나. 이제는 일본을 용서하자."
"그대는 위안부 할머니를 대신해 일본을 용서할 만큼 헌신하는 삶을 살았느냐."
한일 외교 문제로 번진 부산 일본영사관 소녀상 앞에 소녀상 찬반론자의 필담 전쟁이 뜨겁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달 초부터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에 동구 주민 최모씨가 소녀상 이전을 주장하는 불법 선전물을 붙였습니다.
소녀상을 관리하겠다던 동구청이 방치하는 사이 보다 못한 시민과 소녀상 지킴이 단체가 불법 선전물을 뗐지만, 최씨는 불과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자신의 주장을 담은 유인물을 다시 붙이는 공방이 계속됐습니다.
최씨는 지난달부터 소녀상을 철거하라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유인물을 붙여왔습니다.
최씨는 종이에 '우리가 언제까지 일본을 미워해야 하나. 먼저 용서하고 화해하는 대한민국 시민이 되자. 대한민국은 일본을 용서한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용서와 사랑이 언제부터 불법이 되었는가. 이제는 우리가 먼저 용서하자'고 말했습니다.
이런 내용을 담은 최씨의 유인물은 11일 오전 돌연 사라졌습니다. 대신 그 자리에 검은색 유성펜으로 쓴 A4 용지 3장이 붙었습니다.
이 종이에는 '귀하가 가슴 아픔을 당한 이들을 대신해 용서할 만큼 누군가에게 헌신하며 가치 있는 삶을 살았느냐'며 '귀하가 쓴 대한민국은 일본을 용서한다는 글은 수거해 가니, 귀하의 글이 과연 재물이라고 여길 시 내용증명서를 보내길 바란다'는 글과 함께 메일 주소가 적혀 있었습니다.
최씨의 의견에 반대하고 소녀상 설치에 찬성하는 이로 추정될 뿐 종이를 붙인 이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경찰은 애초 최씨의 선전물을 뗀 시민 하모(41)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조사했지만, 부착물이 불법이고 피해가 경미한 점, 정치적 의도가 없다며 입건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최씨는 소녀상 지킴이 단체가 붙인 선전물도 불법인 만큼 함께 철거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신의
'소녀상을 지키는 부산시민행동'은 13일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에서 소녀상 건립 정신을 훼손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 줄 것과 동구청이 소녀상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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